쌀시장 개방…’고율관세’로 수입급증 막겠다

정부가 관세화를 통한 쌀 시장 개방을 선언하면서 농민단체를 중심으로 한 반대여론을 설득하고 관세율을 높여 수입급증을 막아야 하는 난제에 직면하게 됐다.

18일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오전 대외경제장관회의 개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 및 2004년 쌀 협상 결과에 따라 예정되었던 대로 2015년 1월 1일부터 쌀을 관세화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쌀 산업의 미래를 위해 관세화 문제는 불가피하고도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합치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높은 관세율을 설정해 쌀 산업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쌀 산업의 핵심요소를 발굴해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데 정부와 농업계의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필 장관은 쌀 시장 개방 이후 자유무역협정(FTA)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서 쌀 관세율이 감축?철폐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현재 추진 중이거나 예정된 모든 FTA와 TPP 참여시 쌀을 양허(관세철폐?축소) 대상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답했다.

정부는 9월 수입쌀에 매길 관세율과 구체적 쌀산업발전대책을 발표하고, WTO에 수정양허표를 제출해 회원국의 검증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쌀산업발전대책에는 쌀 수입보험제도 도입, 쌀 재해보험 보장수준 현실화, 전업농?들녘경영체 육성을 통한 규모의 경제화, 국산쌀과 수입쌀 혼합 판매금지 및 부정유통 제재 강화 등 각종 방안이 포함된다.

앞서 한국은 1995년부터 올해말까지 20년간 두 차례 관세화 유예조치를 받았고 그 기간 동안 의무수입물량을 늘려왔다. 그 결과 올해 쌀 의무수입량은 지난해 국내 쌀 생산량 423만t의 9.7%에 해당하는 40만8천700t까지 불어났다. 다시 쌀 개방을 미루게 되면 더 늘어나는 의무수입물량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쌀 시장을 개방하되 농가의 피해 감소를 위해 400% 안팎의 고율 관세를 잠정 책정하고 WTO와의 협상을 통해 관철시켜 국내 쌀의 가격 경쟁력은 유지토록 할 입장이다.

그러나 여전히 반대 목소리가 거세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은 17일 오후부터 정부 서울청사 앞에서 밤샘농성을 시작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당장 여?야?정과 농민단체가 참여하는 ‘여야정단 4자 협의체’ 구성을 제안해 놓고 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쌀 개방에 동의하면서도 400% 이상 고율 관세 적용, 의무수입물량(MMA) 용도제한 철폐, FTA와 TTP 협상의 양허 대상 품목에서 쌀 제외 등을 약속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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