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배우들, 브로드웨이서 ‘상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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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전쟁 속에서 꽃피운 베트남 여인 킴과 미군 장교 크리스의 아름답지만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그린 <미스 사이공>의 한 장면. <사진=AP>

‘왕과 나’·’미스 사이공’·소극장무대 등서···종전 3% 수준에서 급상승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뉴욕 공연무대에서 변방에 머물던 아시아 배우들이 주요배역을 꿰차는 등 무대의 중심에 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왕과 나’, ‘미스 사이공’ 등 아시아계 배우들이 고정 출연해온 브로드웨이 뮤지컬 대작들이 재공연을 앞두고 있는데다, 오프브로드웨이(소극장공연)에서도 아시아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무대에 속속 오르면서 이들을 찾는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신호탄을 쏜 작품은 필리핀의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부인 이멜다 마르코스의 삶을 그린 뮤지컬 ‘여기 사랑이 있네(Here Lies Love)’였다”고 보도했다.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상업적 성공을 거둔 이 작품에는 17명의 아시아계 배우가 등장한다. 한국계 루시 안 마일즈은 이멜다 역으로 선정되기 전 뮤지컬 ‘애니’에 10개월간 금발 가발을 쓰고 출연했었다.

이와 관련, 2012년 브로드웨이 뮤지컬 ‘위트’에 캐스팅됐던 푼 반두는 “캐스팅 담당자들이 흑인이나 히스패닉 배우에만 집중하다가 이제는 아시아가 가진 다양성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2014∼2015년 시즌에도 ‘스트레이트 화이트 맨’ 등 아시아계의 출연이 예상되는 최소 3개의 신작들이 오프브로드웨이에 잇따라 소개될 예정이다.

베트남전을 배경으로 한 뮤지컬 ‘미스 사이공’도 2015∼2016년 시즌에 브로드웨이로 돌아올 예정이어서 아시아계 배우들의 설 자리가 더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아시아-아메리카 공연자협회 자료를 인용해 “ 뉴욕 공연무대에서 아시아계 배우들 숫자가 2006∼2007년 시즌과 2012∼2013년 시즌 사이에 아시아계가 브로드웨이와 오프브로드웨이의 주요 배역을 차지하는 비율은 히스패닉과 비슷한 3%에 불과했다”며 “흑인은 이보다 많은 14%. 백인 배우는 압도적으로 많은 79%를 차지했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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