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힐러리’ 美 2016 대선 최대쟁점?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부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딸의 졸업식 참석차 걷고 있다. <사진=AP>

바이든 부통령 “저축계좌 없어” 발언도 논란

2016년 미 대선 유력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보통 미국인들의 생활을 잘 모르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소속 정당인 민주당도 부담 느낄 정도로 커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23일(현지시간) “민주당의 한 전략가가 ‘부자 힐러리’ 논란 관련 질문을 받고 ‘민주당의 대응 방향은 ‘공황’ 상태’라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부자 힐러리 논란은 지난 10일 <ABC방송> 인터뷰부터 시작됐다. 그는 인터뷰에서 “우리 부부는 2001년 퇴임 당시 변호사 비용 등 수백만 달러의 빚더미에 올라앉아 있었다”며 “각종 강연을 통해 20만달러(약 2억원)에서 50만 달러를 벌어들여야 했다”고 말했다.

인터뷰 직후 클린턴 전 장관 부부의 순자산 평가액만으로도 전직 미국 대통령 가족 중 가장 많은 1억달러라는 지적이 나왔다.

여기에 클린턴 전 장관이 전날 영국 <가디언>인터뷰에서 “나는 진짜 부자인 많은 사람과 달리 정상적인 소득세를 내고 있다”며 “우리는 열심히 노동한 대가로 부를 이뤘다”고 말하면서 부자 힐러리 논란에 불이 붙었다.

<워싱턴포스트>는 “2012년 대선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의 밋 롬니 후보를 ‘보통 사람들의 삶과 동떨어진 재벌’이라고 공격했다”고 지적하고 “민주당 내부에서 클린턴 전 장관을 향해 같은 논리의 공격이 이뤄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민주당 대표였던 딕 하푸틀리언은 이 신문과 인터뷰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30~40년간 누군가가 아침에 커피를 갖다주는 생활을 했는데, 그 모습은 미국이 아니라 (귀족생활상을 보여주는 영국 TV드라마) ‘다운튼 애비’ 아니냐”고 비판했다.

중도로 평가되는 뉴스채널 <CNN>도 부자 힐러리를 비판했다. CNN 아침뉴스 ‘얼리 스타트’는 “클린턴 전 장관이 가디언 인터뷰에서 ‘진짜 부자와 다르다’고 했다”며 “정말 그럴까?”라고 비꼬았다.

이 프로그램 진행자들은 “비판론자들은 이 일을 클린턴 전 장관이 보통 미국인과 동떨어져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한다”며 “수백만 달러 재산으로 뭘 해야 될지 모르니 매우 힘들겠다”고 빈정댔다.

진보성향의 <MSNBC>는 “힐러리가 돈 문제로 비틀거리고 있다”고 지적했고, <폭스뉴스> 등 보수성향 언론들은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해 “강연료로만 한번에 수십만 달러 번다”며 ‘부자 힐러리’ 부각에 나서고 있다.

한편 차기 대선의 민주당 후보경선에서 힐러리의 대항마로 거론되는 조 바이든 부통령이 자신은 저축계좌도 없는 ‘보통사람’이라고 주장했다고 언론들은 보도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백악관과 노동부 공동주최로 열린 ‘일하는 가족서밋’ 행사에서 “주식이나 채권이 전혀 없고 저축계좌도 없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들은 그러나 “그가 공개한 지난해 기준재산 내역에 저축계좌와 금융투자펀드가 포함돼 있었다”고 지적해 검증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부통령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바이든 부통령이 “저축계좌를 갖고 있지만, 이날 행사에서는 저축계좌와 연계된 주식이나 채권이 없다고 말하려 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