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국립’자 빼 ‘대만국보전시회’ 취소 우려?
마잉주 총통 “국가존엄성이 문화교류보다 우선”···총통부인 방일 잠정연기
대만 국보급 보물의 일본전시를 앞두고 정식 외교관계가 없는 일본과 대만이 대만의 ‘공식국가 인정’ 문제로 최소까지 거론되는 등 논란을 빚고 있다.
대만정부는 24일 일본 국립도쿄박물관에서 6월24일부터 9월15일까지 열 예정인 국보급 보물 전시회를 취소할지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또 대만측 대표로 개막행사에 참석할 계획이던 마잉주(馬英九) 총통의 부인 저우메이칭(周美靑) 여사의 방일일정을 잠정 연기했다. 저우 여사는 22일 일본 방문길에 오를 예정이었다.
마잉주 대만 총통은 “국가 존엄성이 문화교류보다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논란은 일본측이 행사파트너인 ‘대만국립고궁박물원’의 명칭에서 ‘국립'(國立)이라는 단어를 뺀 홍보물과 입장권을 제작한 것이 발단이 됐다.
대만측은 “국가의 존엄성과 직접 관련된 문제”라며 “원래 명칭대로 사용하기로 계약에서도 합의한 것을 일본측이 어겼다”고 주장했다.
대만당국은 당초 21일 자정까지 홍보물 등에 ‘국립’이라는 단어를 다시 넣지 않으면 전시회를 취소하겠다고 도쿄박물관에 통보했다가 일본측의 요청으로 시한을 24일 개막식 전까지로 연장했다.
도쿄박물관은 “일본과 대만이 공식 외교관계가 없어 관행에 따라 홍보물을 제작한 것이 문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국공(國共) 내전으로 1949년 양안 분단 이후 대만 표기 문제는 민감한 이슈가 돼왔다. 대만은 공식국호로 ‘중화민국’을 사용하고 있지만, 중국은 대만을 자국의 하나의 성(省)으로 간주하고 있다. 대만은 국제사회에서 통상적으로 ‘차이니즈 타이베이'(Chinese Taipei)로 불린다.
한편, 이번 전시회에서는 추이위바이차이(翠玉白菜·배추 모양의 옥 조각품) 등 대만 국립고궁박물관이 보유해온 진귀한 보물 231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옥배추’로도 불리는 추이위바이차이가 국외에서 전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