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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오늘의 시] ‘가시나무새’? ?하덕규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곳 없네 내 속엔 헛된 바램들로 당신의 편할곳 없네 내 속엔 내가 어쩔수 없는 어둠 당신의 쉴 자리를 뺏고 내 속엔 내가 이길수 없는 슬픔 무성한 가시나무 숲같네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서 당신의 쉴곳 없네 바람만 불면 그 매마른 가지 서로 부대끼며 울어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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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오늘의 시] ‘구들목’ 박남규 “소복이 사랑을 쌓고 싶다”
검정 이불 껍데기는 광목이었다 무명 솜이 따뜻하게 속을 채우고 있었지 온 식구가 그 이불 하나로 덮었으니 방바닥만큼 넓었다 차가워지는 겨울이면 이불은 방바닥 온기를 지키느라 낮에도 바닥을 품고 있었다 아랫목은 뚜껑 덮인 밥그릇이 온기를 안고 숨어있었다 오포 소리가 날 즈음, 밥알 거죽에 거뭇한 줄이 있는 보리밥 그 뚜껑을 열면 반갑다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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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오늘의 시] ‘너에게 묻는다’ 안도현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 나를 기다리고 있는 뜨거운 밑불위에 지금은 인정머리없는 차가운, 갈라진 내 몸을 얹고 아랫쪽부터 불이 건너와 옮겨 붙기를 나도 느껴보고 싶은 것이다 나도 보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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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오늘의 시] ‘길을 보면’ 박노해
길을 보면 눈물이 난다 누군가 처음 걸었던 길 없는 길 여러 사람이 걷고 걸어 길이 된 길 그 길 하나를 만들기 위해 앞서 걷다 쓰러져간 사람들 자신의 흰 뼈를 이정표로 세워두고 바람처럼 구름처럼 떠나간 사람들 길을 걸으면 그 발자국 소리가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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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오늘의 시] ‘소한'(小寒) 홍사성
얼음이 얼었다 얼굴이 얼은 듯 얼얼하다 누가 이 추위를 막아낼 수 있겠는가 청솔무도 눈감고 기다릴 뿐 속수무책 혹한 앞에서는 멋진 말 그거 진짜 가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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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오늘의 시] ‘낙조에 홀로’ 박상설
아스라이 펼쳐진 겨울바다 찬 공기 눈꺼풀 스쳐 매섭게 콧등을 친다 한낮 잠시나마 짧은 겨울 햇살 따사롭게 쏘옥 몸을 감추게 한다 지나가는 세월 바라보며 쑥스럽게 미소짓는 할비는 살아있다는 사실 하나로 깊은 한숨 알 수 없는 신호를 보낸다 해풍 일렁이는 노인의 그림자 홀로 낙조에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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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땅끝마을에서’ 홍사성 “아무리 나쁜 일도 언젠가는”
아무리 좋은 일도 언젠가는 끝이 있다 아무리 나쁜 일도 언젠가는 끝이 있다 그리고 모든 시작은 그 끝에서 다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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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오늘의 시] ‘유언장’ 박노해
매일 아침 일어나서 내가 하는 일은 이것이다 이부자리를 정돈하는 일 이것이 나의 유언장이기에 나는 단 하루를 사는 존재이고 오늘 죽을 각오로 살아가기에 매일 아침 선물 받은 하루치의 생을 오늘 남김없이 다 살라야 하기에 내가 가진 가장 소중하고 강력한 힘인 이 사랑, 이 목숨을 오늘 다 바치고 떠나갈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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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오늘의 시] ‘실업’? 여림 “희망을 알려 주시면 어디로든 곧장 달려가겠습니다”
즐거운 나날이었다 가끔 공원에서 비둘기 떼와 낮술을 마시기도 하고 정오 무렵 비둘기 떼가 역으로 교회로 가방을 챙겨 떠나고 나면 나는 오후 내내 순환선 열차에 고개를 꾸벅이며 제자리 걸음을 했다 가고 싶은 곳들이 많았다 산으로도 가고 강으로도 가고 아버지 산소 앞에서 한나절을 보내기도 했다 저녁이면 친구들을 만나 여느 날의 퇴근길처럼 포장마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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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오늘의 시] ‘겨울 사랑’ 박노해
사랑하는 사람아 우리에게 겨울이 없다면 무엇으로 따뜻한 포옹이 가능하겠느냐 무엇으로 우리 서로 깊어질 수 있겠느냐 이 추운 떨림이 없다면 꽃은 무엇으로 피어나고 무슨 기운으로 향기를 낼 수 있겠느냐 나 언 눈 뜨고 그대를 기다릴 수 있겠느냐 눈보라 치는 겨울밤이 없다면 추워 떠는 자의 시린 마음을 무엇으로 헤아리고 내 언 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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