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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여류:시가 있는 풍경] 빈숲의 노래3-강(江) 같은
오시는 당신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한밤중에도 언제나 문은 활짝 열려 있습니다. 가시는 당신을 붙잡지 않았습니다. 오셨듯이 가실 수 있도록 문을 항상 열어 두었지요 오늘도 설레임으로 당신을 맞습니다. 오늘도 그리움으로 당신을 보냅니다. 당신이 내게 왔다가 가실 때마다 소리 죽여 흐느낀 아픔이 푸른 깊이를 더 합니다. 붙잡지 않아 흐르는 것들이 이루는 바다를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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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아시아엔 창간 11주년 “아시아 언론인 연대 통해 자유 수호하길’
(사)아시아기자협회(이사장 구본홍, 회장 아시라프 달리) 주관 ‘AJA Award 2022’과 아시아기자협회를 모태로 창간한 온라인 ‘아시아엔’의 창간 11주년 기념식이 11월 11일 오후 2시 명동 CGV에서 개최됐다. 앞서 아시아기자협회 회장단은 온라인 화상회의를 통해 박해일 배우의 AJA Award 수상을 만장일치로 결정하며 “올해 ‘칸영화제’ 수상작인 ‘헤어질 결심’의 주연배우로 출연해 전세계 영화팬들에게 그의 존재를 각인시켰다”고 밝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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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여류:시가 있는 풍경] ‘빈숲의 노래2-깊은 가을’
그대는 떠나고 나는 머문다. 한 대의 향을 피우고 그대를 생각한다. 창밖으로 가을이 저물고 있다. 세상을 향해 길 위에 나선 그대 오늘 저녁 머물 곳은 어디인가. 나의 몸은 집에 매여 있고 그대의 몸은 길 위에 있다. 존재를 위해 지은 집에서 내 존재는 소유 당하고 붙잡는 길 위에서 그대는 새롭게 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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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시와 음악] ‘갈대’ 신경림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ㅡ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신경림(1936~ ) 시집, ‘農舞’, 창비, 1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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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시와 음악] ‘노경老境’ 구상
여기는 결코 버려진 땅이 아니다. 영원의 동산에도 꽃 피울 신령한 새싹을 가꾸는 새 밭이다. 젊어서는 보다 육신을 부려왔지만 이제는 보다 정신의 힘을 써야 하고 아울러 잠자던 영혼을 일깨워 형이상形而上의 것에 눈을 떠야 한다. 무엇보다도 고독의 망령亡靈에 사로잡히거나 근심과 걱정을 능사能事로 알지 말자. 고독과 불안은 새로운 차원의 탄생을 재촉하는 은혜이어니 육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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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시와 음악] ‘무화과나무 아래’ 이흔복
무화과나무 아래 침묵과 휴식 가운데 진리를 갈망하던 나타나엘을 본다 최후의 심판에서 미켈란젤로의 가죽을 들고 있는 나타나엘을 본다 나타나엘이여, 그대의 운명을 남이 안다는 건 끔찍한 일이거늘 그대의 운명을 그대가 안다는 것은 더욱 끔찍한 일이다 그대는 그대를 위해 한 번도 울어본 적이 없다. – 이흔복((1963~ ) 시집, ‘내 생에 아름다운 봄날’,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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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시와 음악] ‘가을의 속도’ 최하림
줄달음쳐 오는 가을의 속도에 맞추어 나는 조금 더 엑셀러레이터를 밟습니다 차가 빠르게 머리를 들고 나아갑니다 산굽이를 돌고 완만하게 경사진 들을 지나자 옛날 지명 같은 부추 마을이 나오고 허리 굽은 노인들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가는 모습이 보이고 가랑잎도 비명을 지르며 떨어져내립니다 물이고 가랑잎이고 가을에는 비명을 지르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산 속의 짐승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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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시와 음악] ‘가을 편지’ 이흔복
고죽을 향한 홍랑의 일편심 사랑이 붉어서 가을은 달빛도 한층 높아만 갑니다. 당신은 물로 만든 몸 당신은 벌써 오랫동안 진리보다는 애정에 살고 있습니다. 나는 누군가의 꿈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발 헛디딘 나 사랑에 아팠습니다. 사랑을 사랑했던 자신에게만 들키고 싶은 낯선 시간 저 아래 저 아래로 흘러흘러 나 스스로 어디에서 몽리청춘夢裏靑春을 닫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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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음악] ‘거미’ 김수영
내가 으스러지게 설움에 몸을 태우는 것은 내가 바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그 으스러진 설움의 풍경마저 싫어진다. 나는 너무나 자주 설움과 입을 맞추었기 때문에 가을바람에 늙어가는 거미처럼 몸이 까맣게 타버렸다. – 金洙暎(1921~1968) 詩選集, ‘사랑의 변주곡’, 창비,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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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시와 음악] ‘늦가을 감나무’ 함민복
저거 좀 봐 밝은 열매들이 매달려 있는 게 아니라 나무를 들고 있는 것 같네 사뿐, 들고 있는 것 같어 대롱대롱 들고 있는 것 같지 그러라고 잎도 졌나봐 어! 구불구불한 가지들이 슬금슬금 펴지네 -함민복(1962~)시집,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 창비,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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