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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상익의 시선] 어느 장관 출신 70대 노년의 황금빛 석양
아침에 일어나 신문을 보다가 요양원의 광경을 묘사한 글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70대 노인이 침대 등받이를 세워놓고 신문을 읽고 있다. 오른쪽 몸이 마비되어 쓰러지기 때문에 베개 두 개를 등 뒤에 받치고 있다. 요양보호사가 일정한 시간마다 기저귀를 갈아준다. 대소변을 자주보는 게 싫어서 먹고 마시는 양을 조절한다. 그래서 그런지 살이 거의 없고 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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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상익의 친일논쟁③] 해방후 초대 민선 경기도지사 구자옥…”죽은 당사자는 결백을 증명할 수 없었다”
전두환 정권이 탄생한 후 모든 현역장교들이 국난극복기장이라는 걸 받았다. 당시 나는 육군 장교였다. 서민의 아들로 국방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군대에 간 것이다. 국난극복기장은 군복에 다는 장식 같았다. 그런데 나는 국난을 극복한 기억이 없다. 한참 뒤 세상이 바뀌고 12.12의 군사행동이 국난극복이 아니었으며, 군사반란이라고 정의가 바뀌었다. 국난극복기장을 기계적으로 받은 모든 장교들이 군사반란범으로 지탄받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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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상익의 친일논쟁②] 해방공간 월북화가 정현웅
“내 아버지가 친일파라구요?” 한 유튜브 방송에서 실버타운에 관한 말이 여성의 낭낭한 목소리로 흘러 나오고 있었다. 듣다 보니 낯익은 얘기였다. 몇 달 전 내가 블로그에 올린 글을 그 유튜버는 출처를 밝히지 않고 마치 자신의 의견처럼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끝에 자기의 독특한 평가를 덧붙여 놓았다. 나의 글이 그렇게 도용당한 경우가 여러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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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상익 칼럼] ‘친일논쟁’을 연재하는 까닭
“재야의 평범한 시민으로서 역사에 대한 주관적인 사견을 남겨두고 싶다” 내가 사는 바닷가의 집에서 5일마다 열리는 북평시장이 멀지 않다. 아내와 함께 시골장을 구경하러 갔다. 어린 시절 먹던 풀빵 장사가 있었다. “나 어릴 때 풀빵을 좋아했는데 사먹어요.” 아내가 말했다. 70대 쯤의 노인이 국화 문양이 새겨진 무쇠틀 구멍에 기름을 바르고 양은 주전자에 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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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상익의 친일논쟁①] 신현확 전 국무총리의 경우
천만 관객이 봤다는 바람에 호기심에 <파묘>라는 영화를 봤다. 풍수에 관한 우리의 정서를 녹여낸 작품이다. 나도 윤달이 든 해에 파묘를 해서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할아버지 유골을 화장해서 모시고 있다. 다만 영화 중에 씁쓸한 느낌을 주는 부분이 있었다. 일제시대 벼슬을 한 친일파인 조상귀신이 자손들을 저주하고 죽이는 설정이었다. 그 친일파 조상귀신의 뒤에는 일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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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 조세형32] 하나님께 따져 물었다 “내가 도대체 뭘 잘못했습니까?”
나는 어려서부터 둔하고 미련했다. 그런 본성이 그대로 나타났던 초등학교 4학년 때의 일이 일흔이 넘은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수업이 끝나고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놀고 있을 때였다. 선생님이 나를 불러 어떤 아이를 찾아서 데리고 오라고 했다. 나는 운동장에서 그 아이를 찾을 수 없었다. 나는 버스를 타고 그 아이 집까지 찾아갔다. 날이 어두워지고 아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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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 조세형31] 죽음만이 그의 절도 중독을 끊을 수 있을까?
고려대 법과대학 시절 최달곤 교수님이 강의한 내용은 기억이 바랬지만 이 말만은 평생 가슴에 남아있다. “사람들은 흔히 술이나 도박, 여자에게 중독될 수 있죠. 그건 광범위하게 인간에게 퍼져있는 것이니까 사람들에게 이해될 수 있어요. 그런데 권력에 중독되는 건 그렇지 않아요. 특수하기 때문에 이해받을 수 있는 영역이 아니죠. 그리고 마지막에는 마약보다 더 정신이 피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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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 조세형30] “변호사님, 국민 앞에 사과하셔야죠?”
얼마 전 밤늦게까지 서울에서 온 후배 변호사와 대화를 나누었다. 그중 한 명은 사위다. 로스쿨 첫 졸업생인 그들은 내게 변호사의 길을 묻곤 했다. 사위 친구인 김 변호사가 얘기 중에 이런 말을 했다. “검찰총장 일을 했던 사람이 변호사가 되어 음주운전 뺑소니를 한 가수 김호중의 옆에 비서같이 따라붙으면서 마귀수를 쓴 걸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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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 조세형29] “일본의 세콤 테스트 위해 들어갔다”는 말에 나는 절망감이 들었다
바닷가 나의 집으로 오후 늦게 예쁜 꼬마 손님들이 들이닥쳤다. 변호사인 사위와 친구인 변호사가 아이들을 데리고 찾아온 것이다. 적막했던 집에 열한 살, 열 살, 여섯 살 세 꼬마들의 새같이 짹짹거리는 투명한 소리가 가득 찼다. “할아버지 라면 좀 끓여주세요. 배고파요” 손자가 나를 보고 졸랐다. 나는 찾아온 손님들을 데리고 근처 중국음식점으로 가서 저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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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 조세형28] 일본 원정 절도 갔다 잡혀…능숙한 연기와 거짓말
장물아비와 부인 둘 중 누가 거짓말?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햇빛이 좋은 창가에 의자를 하나 놓았다. 내 방의 구석에는 뿔 모양의 작은 종유석 조각이 있다. 대도와 오랫동안 거래를 했던 남자가 내게 선물을 한 것이다. 그는 대도가 훔친 보석을 처리하던 장물아비라고 했다. 돌이켜 보면 그가 대도편을 들어주고 그를 끝까지 위해주는 유일한 친구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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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 조세형27] 방송이 만든 가면들…김호중은 지금 무슨 생각할까?
요즈음 가수 김호중씨의 음주운전 뺑소니 뉴스가 연일 나오고 있다. 변호사 시각에서 보면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도 심하게 비난받는 본질이 뭘까. 위선과 언론이 만들어 허상이 벗겨지니까 그런 건 아닐까. 요즈음 인터넷을 보면 ‘개통령의 갑질’이라는 뉴스도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다. 유명한 개 조련사가 등장하는 프로를 본 적이 있다. 덤벼드는 개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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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대도 조세형26] “나는 세상을 속인 사기범이 돼가고 있었다”
갑자기 친구한테서 전화가 걸려 왔다. 그는 얼마 전에 간을 이식받았다. 아마도 죽음의 강을 건너는 임종 연습을 한 것 같았다고 할까. “나 수술하고 나니까 너한테 선물을 하고 싶어졌어. 언제 서울 올 거야?” 그의 마음이 변한 것 같다. 나를 그를 스쿠리지 영감이라고 놀렸었다. 그는 강남에 빌딩들과 거액의 주식을 가진 부자다. 그런데도 자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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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 조세형25] 빨간치마 여자의 정체는?
변호사인 나는 사건을 통해서 인간을 보고 세상을 배워왔다. 사회의 양면성을 보았다. 대도가 감옥에서 짐승같이 지낼 때는 외면하던 전국의 교회에서 그를 경쟁적으로 초청했다. 대도는 단번에 신도들이 열광하는 기독교계의 일타강사가 됐다. 그는 불어오는 세상의 강한 바람을 받고 날개를 활짝 편 채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것 같았다. 초청한 교회가 그의 말씀을 들으려면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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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 조세형24] 종교팔이 장사꾼
70년 넘게 살아오면서 나는 내가 무심히 내뱉은 말에 묶여 고생한 적이 많다. 즉흥적으로 큰소리를 치고 뒷감당을 못해 절절 매는 것이다. 사정이 변했다면서 그 말을 거두어드리면 될 텐데 알량한 체면에 그렇게 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성격이다. 아내는 그런 나를 한심해 하면서 ‘자기 의(義)에 묶여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지극히 소심하다고 할까. 30년전 대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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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 조세형23] “주병진 방송을 망친 나는 나쁜 놈?”
평생 요즘처럼 마음의 평화를 누려본 적이 거의 없었다. 숲에서 벗어나야 숲이 보이듯 세상에서 한 걸음 벗어나니까 살아왔던 세상이 이제야 이해가 되는 것 같다. 최근 30년 전 내가 맡았던 대도사건을 되새김하면서 글을 쓰고 있다. 노년의 일상을 글로 채운다. 세월은 나의 시각도, 마음의 프리즘도 바꾸어 놓았다. 변호사가 아닌 보통의 한 노인 시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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