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다 다이사쿠·루 매리노프 대담집 ‘철학 르네상스의 대화’…”인간은 어떻게 회복하는가”

세계적 불교 사상가 이케다 다이사쿠(일본)와 ‘철학 카운슬링’의 선구자 루 매리노프(캐나다) 뉴욕시립대 철학과 교수가 나눈 대담집 ‘철학 르네상스의 대화’가 출간됐다.
이 책은 생명과 죽음, 평화와 교육, 여성과 문화, 행복과 인간의 미래를 두 철학자가 묻고 답한 기록이다. 단순한 철학 입문서도, 관념적인 사상 해설서도 아니다. 철학을 학문의 영역에 가둬두는 대신,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의 상처와 불안을 성찰하는 삶의 지혜로 되살려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케다 다이사쿠는 창가학회 명예회장이자 SGI(국제창가학회) 회장을 지내며 평화·문화·교육 운동을 세계적으로 전개한 사상가다. 소카대학교, 미국 소카대학교(SUA), 민주음악협회, 도쿄후지미술관, 동양철학연구소, 도다기념국제평화연구소 등을 창립했으며, ‘인간혁명’, ‘신·인간혁명’을 비롯해 다수의 저작과 대담집을 남겼다.
매리노프는 런던대학교에서 과학철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뉴욕시립대 철학과 학과장 등을 거쳤으며, 1998년 미국실천철학협회(APPA)를 창설해 일상의 문제를 철학의 관점에서 대처하도록 돕는 ‘철학 카운슬링’을 이끌어왔다. ‘Plato, Not Prozac!’를 비롯해 여러 저서를 펴냈다.
서로 다른 전통에 서 있는 두 사람의 대화에는 공통된 축이 있다. 매리노프가 실천철학의 관점에서 길어 올린 성찰과, 이케다가 평화·교육·인간혁명의 사상 속에서 일관되게 강조해 온 생명 존엄의 메시지가 만나는 지점이다. 두 사람의 만남은 서로 다른 전통이 충돌하는 대립의 장이 아니라, 인간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서로의 지혜를 비추는 대화의 장이 된다.
책은 극단과 분열, 불안과 고립이 일상이 된 시대에 왜 다시 ‘대화’가 필요한지를 묻는다. 서로를 이기기 위해 말하는 시대가 아니라, 서로를 살리기 위해 말해야 하는 시대라는 것이다. 상대를 존중하며 마음을 여는 대화, 자기 안의 가능성을 깨우는 대화, 한 사람의 변화에서 더 나은 사회와 문명의 미래를 모색하는 대화가 책 전편에 흐른다.
추천사를 쓴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는 인류의 지혜가 교과서가 아닌 대화록의 형태로 전해져 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AI가 인간 존재의 의미를 위협하는 시대에 철학자들의 대담을 통해 새로운 지혜를 구해야 한다고 했다.
서동은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두 저자가 제안하는 ‘철학 르네상스’가 형이상학적이고 이론적인 철학이 아닌 인간의 내면을 일깨우는 ‘철학의 재발견’이라고 짚었다. 두 사람이 공통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내면의 현자’를 발견하는 과정이며, 무지의 자각과 타인과의 소통, 덕의 실천에서 인간혁명이 시작된다고 평했다.
출판사 관계자는 “철학을 삶의 언어로 다시 끌어오는 책”이라며 “얕은 위안으로는 버틸 수 없는 독자들에게 생각의 힘과 마음의 숨을 함께 돌려주는 책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