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 고인돌의 나라다.”
전 세계 고인돌의 절반 가까이가 한반도에 분포해 있지만, 우리는 이를 역사 교과서 속 유적 정도로만 여기는 경우가 많다. 이흥규 작가의 신작 소설 『고인돌 나라』는 이러한 무관심에 질문을 던지며, 고인돌 시대 사람들의 삶과 공동체를 생생한 이야기로 되살려낸 작품이다.
『고인돌 나라』는 선사시대를 배경으로 해도지 소년의 성장과 모험을 그린 역사소설이다. 주인공은 강과 바다를 넘나들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부족 간의 갈등과 화해를 겪으며 성장한다. 독자들은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거대한 고인돌이 세워지는 과정과 당시 사람들의 생활, 신앙, 공동체 문화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이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은 고인돌을 단순한 무덤이 아니라 공동체의 상징으로 바라본다는 점이다. 수십 톤에 이르는 돌을 옮기고 세우기 위해서는 수많은 사람들의 협력과 지혜가 필요했다. 작가는 그 과정을 통해 선사인들의 연대와 공동체 정신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우리 역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다. 저자는 한반도 곳곳에 흩어져 있는 고인돌 유적이 그 가치에 비해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을 작품에 담았다. 더 나아가 만주의 홍산문화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우리 문화의 뿌리를 보다 긴 시간축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문제의식도 소설 전반에 녹여냈다. 이는 현재 학계에서 다양한 견해가 논의되고 있는 역사 인식 가운데 하나를 문학적 상상력으로 풀어낸 시도라 할 수 있다.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이 세상을 바꾸는 시대에도 공동체의 신뢰와 협력은 여전히 중요한 가치다. 『고인돌 나라』는 수천 년 전 선사인들의 삶을 통해 오늘의 우리에게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묻는다.
고인돌은 말이 없는 돌이다. 그러나 『고인돌 나라』는 그 침묵 속에 깃든 사람들의 꿈과 땀, 그리고 공동체의 기억을 한 편의 소설로 되살려낸다. 오래된 돌이 오늘의 독자에게 건네는 묵직한 메시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