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론은 권력이 만들면 선전이 되고, 자본이 만들면 상품이 됩니다. 좋은 언론은 결국 좋은 독자가 만듭니다.” 저는 지난 36년 동안 기자로 살아오며 그 사실을 수없이 확인했습니다. 언론은 권력으로도, 자본으로도 오래 살아남지 못합니다. 독자의 신뢰를 잃는 순간 존재 이유도 함께 사라집니다.
저는 언론이 세상을 단숨에 바꾼다고 믿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람을 연결하는 언론은 세상을 조금씩 바꿀 수 있다고 믿습니다.
혼란의 시대, 독립언론은 더욱 필요합니다
요즘 뉴스를 보면 마음이 무겁습니다. 정치는 진영으로 갈리고, 경제는 불확실성이 커졌으며, 국제사회는 전쟁과 갈등이 끊이지 않습니다. 언론 역시 그 한가운데 있습니다. 사실보다 내편 네편이 앞서고, 균형보다 자극이, 공익보다 조회수가 우선되는 일이 낯설지 않습니다.
그럴수록 권력의 눈치도, 자본의 눈치도 보지 않고 사실과 균형을 지키려는 독립언론이 더욱 필요합니다.
아시아기자협회(AJA)는 2004년 창립 이후 지난 22년 동안 국경과 이념, 종교를 넘어 아시아 언론인들을 연결해 왔습니다. 2011년 창간한 아시아엔(The AsiaN)은 이러한 AJA의 정신을 바탕으로, 아시아의 시각에서 한국과 세계를 읽는 언론을 지향하며 꾸준히 걸어왔습니다. 아시아 각국 기자들과 함께 전쟁과 평화, 사회와 문화, 사람 이야기를 균형 있게 전하려 애써 왔습니다.
AJA 2.0, 사람을 키우고 지식을 남기는 플랫폼
돌이켜보면 아시아기자협회의 지난 22년은 사람을 연결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앞으로의 25년은 사람을 키우는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청년 기자를 길러내고, 아시아 언론인들이 자유롭게 만나 취재하고 토론하는 공간을 만들며, 전쟁과 재난 현장에서 순직한 기자들을 기억하고, 지난 22년 동안 축적한 기사와 사진, 사람과 네트워크를 AI 시대의 지식 자산으로 남기려 합니다.
우리는 이 새로운 여정을 AJA 2.0이라 부릅니다. AJA 2.0은 이제 소수의 헌신에 기대던 조직을 넘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책임지는 아시아 공익저널리즘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한 새로운 출발입니다.
새롭게 출범한 제7기 이사회에는 교육, 언론, 과학, 건축, 의료, 문화, 기업, 공공 분야를 대표하는 분들이 뜻을 함께했습니다.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함께합니다
교육과 공공 분야에서는 이기우 아시아기자협회 이사장, 남경필 마약예방치유단체 은구(NGU) 대표·전 경기도지사, 배기선 김대중재단 사무총장이 함께합니다.
언론 분야에서는 김재철 대전일보 대표이사·발행인, 고명진 영월미디어기자박물관 관장, 그리고 이상기 아시아기자협회 사무총장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과학 분야에서는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생명다양성재단 이사장, 이상묵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2027 지구과학올림픽 조직위원장이, 건축 분야에서는 유현준 홍익대 건축학부 교수가 함께합니다.
의료와 생명과학 분야에서는 박병호 아이호성형외과 원장과 라정찬 네이처셀 회장이 새로 참여했습니다.
기업과 산업 분야에서는 손주은 메가스터디그룹 회장, 김혜란 ㈜신안이노베이션 대표, 윤석호 넥스트에너지 대표이사, 이준우 ㈜삼우 대표이사·대한사격연맹 수석부회장, 한영용 미쉐린 스타 셰프·큰기와집 대표가 함께하고 있습니다.
또한 김근상 성공회 주교, 오지철 하트하트재단 회장, 이진형 HDM시스템㈜ 대표이사·전 국방부 정책기획관도 각자의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AJA의 새로운 출발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이분들의 전공도, 살아온 길도 모두 다릅니다. 그러나 공통점은 하나입니다. 대한민국과 아시아에는 권력과 자본,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공정하고 품격 있는 공익언론이 필요하다는 믿음입니다.
AJA는 또 하나의 도전을 시작합니다. 청년 기자를 양성하는 아시아 저널리즘 아카데미, 아시아 언론인들의 국제 교류 거점이 될 Asia Press Center(APC), 순직기자 추모 플랫폼, Archives & AI Knowledge Platform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아시아엔 역시 한국어·영어·러시아어·신디어 서비스에 이어 인도네시아어와 힌디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에는 유료 회원 전용 구독 서비스(AsiaN Premium)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심층 분석과 아시아 주요 이슈 큐레이션, AI 기반 콘텐츠를 통해 독자와 더욱 깊이 만나는 새로운 모델입니다.
작은 단톡방이 하나의 공동체가 되었습니다
오는 7월 12일이면 아시아엔 단톡방을 시작한 지 꼭 아홉 해가 됩니다. 200명으로 시작했던 작은 공간은 지금 1,600명이 함께하는 공동체로 성장했습니다. 이 방을 만든 이유는 이랬습니다. 좋은 기사가 더 많이 읽히며, 조금이라도 건강한 SNS 문화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 마음은 지금도 변함 없습니다.
함께 만들어 주십시오
저는 좋은 언론은 언론인만의 힘으로 만들어진다고 믿지 않습니다. 좋은 독자가 좋은 언론을 만들고, 좋은 시민이 건강한 사회를 만듭니다.
AJA 2.0은 아시아의 미래를 위해 사람을 키우고, 지식을 남기며, 서로 다른 생각과 문화를 연결하는 공익 플랫폼을 만드는 일입니다.
그 길은 몇 사람의 헌신만으로는 완성될 수 없습니다. 좋은 언론은 결국 좋은 독자가 만듭니다. 그리고 저와 아시아기자협회 그리고 아시아엔 구성원들은 앞으로도 그 믿음을 지키며, 아시아와 한국을 잇는 더 넓은 광장을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