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화

책임감 있는 사람을 원하는 이유

책임감은 마라톤 완주와 같다. 마라톤 출발선에 서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42.195km를 끝까지 완주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출발할 때는 모두 자신감이 넘치지만, 30km를 넘어가면 다리에 힘이 빠지고 호흡이 거칠어지며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찾아온다. 책임도 마찬가지다.
결정을 내릴 때는 누구나 쉽게 말할 수 있다. 계획을 세울 때도, 약속을 할 때도 자신 있게 나선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닥치고 결과가 좋지 않을 때에도 끝까지 자신의 선택을 감당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중간에 핑계를 대거나 환경 탓을 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본문 중

책임 회피의 시대, 책임지는 사람의 가치

[아시아엔=김희봉 박사, 대한경영학회 부회장] 어떤 선택이나 결정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말이나 행동에 대한 책임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쌓아왔던 명성에 흠이 갈 수도 있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이나 주어진 직책을 더 이상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법적, 사회적, 경제적 측면에서의 문제를 마주할 수도 있다.

그래서 책임질 만한 일이나 관계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면 결정을 지연하거나 벌어진 일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이에 더해 책임져야 할 일이 발생하면 이를 상대방에게 전가하기도 한다. 이른바 외적 귀인을 하는 것이다. 보다 쉬운 표현으로는 변명이다.

이러한 외적 귀인의 기저에는 결과에 대한 책임이 상대방이나 환경에 있다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다. 흔히 ‘~때문에’로 시작되는 생각이나 표현이 대표적이다. 어떤 결과에 대해 외적 귀인을 하게 되면 당시에는 자신이 책임에서 벗어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만일 외적 귀인에 익숙해진다면 무책임은 증가하고 신뢰도는 저하된다. 이 두 가지 현상만으로도 현재와 미래의 삶과 일, 그리고 관계에 치명적일 수 있다.

물론 이처럼 자신에게 문제가 될 만한 일을 꺼리거나 피하는 것, 그리고 책임을 외부로 돌리는 것 등은 어쩌면 본능에 가깝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신이 해야 할 결정을 지연하거나 책임을 회피한다고 해결될 일은 거의 없다. 오히려 이와 같은 언행으로 인해 업무적으로나 관계적으로 상황이 더 악화되거나, 그나마 있었던 신뢰조차 산산이 깨지는 경우가 많다.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무너진 신뢰는 다시 쌓기가 만만치 않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 스스로가 책임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하고 있는 일과 관계에 있어 신념을 가져야 한다. 신념은 개인에게 있어 일종의 가치 체계이기도 하다. 즉, 왜 하는지에 대한 목적(mission)과 무엇을 통해 구현하고자 하는지에 대한 청사진(vision), 그리고 어떤 기준으로 접근하고 대입할 것인지에 대해 자신만의 명확하고 구체적인 생각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신념이 있을 때 적어도 올바른 결정과 소신 있는 결정을 할 수 있고, 결과에 대한 공과(功過)에 대해서도 온전히 수용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책임에 대해 명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책임은 역할에 따른 책임과 행위에 따른 책임으로 나눌 수 있다. 역할에 따른 책임은 자신의 지위나 직책에 따라 범사회적으로 자신에게 기대하거나 요구되는 역할에 대한 책임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에 대한 인식이 있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이와 함께 행위에 따른 책임은 가장 기본적인 책임으로서 자신이 한 행위는 물론, 이에 따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책임은 무겁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하지만 달리 보면 해야 할 일을 하게 만드는 원동력이자 정도(正道)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만들어주는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은 능력 있는 사람이며 용기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은 인격적으로 성숙한 사람이기도 하다. 우리가 책임감 있는 사람을 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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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봉

현대자동차그룹 인재개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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