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관계] 우크라전쟁의 그늘 속 직항·에너지·문화교류 ‘꿈틀’

아래 기사는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러시아·CIS학과에서 수집·분석한 자료를 바탕으로, 2026년 4월 한러 관계의 주요 동향을 정리한 것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북러 밀착으로 정치·안보 분야의 제약이 지속되는 가운데, 에너지·경제·문화·민간 교류 부문에서 나타나는 제한적 회복 움직임과 향후 관계 변화 가능성을 살펴봅니다. <편집자>
한러 관계, ‘냉각 속 제한적 회복’ 조짐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냉각된 한러 관계가 여전히 제약을 받고 있으나, 관광·문화·민간교류 분야에서는 점진적인 회복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 대사는 “한러 관계 정상화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단기간 내 실현은 어렵다”고 평가하면서도 양국 간 대화 채널은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직항 재개 논의 본격화
한러비즈니스협의회는 대한항공이 최근 국제 운송·물류 포럼에 참가하면서 양국 직항 노선 재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측도 직항 재개가 관광 및 경제 교류 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한국의 대러 제재 참여와 항공 운항 관련 현실적 제약으로 인해 단기간 내 재개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에너지 협력은 여전히 진행 중
3월 한국의 러시아산 LNG 수입은 전년 대비 크게 감소하며 최저 수준을 기록했으나, 반대로 러시아산 석유제품 수입은 2022년 이후 최대 규모로 증가했다. 이는 중동 정세 불안과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가 커지면서 한국이 에너지 공급선을 다변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업들, 러시아 시장 재진출 가능성 탐색
한국무역협회와 한러대화는 러시아 시장 진출 세미나를 개최하며 제재 이후 변화된 러시아 시장 환경을 점검했다. 삼성전자·현대자동차·LG전자 등 주요 기업들의 철수 이후에도 러시아는 여전히 에너지·물류 측면에서 전략적 가치가 있는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북극항로와 에너지 공급망 문제가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민간·문화 교류는 확대
러시아 내 카카오톡 이용자는 최근 8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러시아 대학생 한국어 올림피아드가 모스크바에서 개최됐으며, 서울에서는 에르미타주 디지털 특별전이 열렸다. 평창 UCI MTB 월드시리즈에는 러시아 선수들이 중립국 자격으로 참가하는 등 정치적 갈등과 별개로 문화·체육 교류는 지속되고 있다.
북러 밀착 속 한국의 대응
한국 정부는 지난해 폐지했던 주러시아대사관 통일안보관 직위를 복원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북러 군사협력 심화와 러시아의 한반도 영향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향후 러시아 내 정보 수집과 외교 네트워크 강화가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종합 평가
2026년 현재 한러 관계는 “정치·안보는 냉각, 경제·문화는 제한적 유지”라는 이중 구조를 보이고 있다. 정부 차원의 관계 정상화는 여전히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러 제재, 북러 밀착이라는 장애물에 막혀 있다. 그러나 직항 재개 논의, 에너지 거래, 한국어 교육, 문화행사, 스포츠 교류 등 민간 차원의 접촉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특히 미국·러시아 관계 개선과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이 진전될 경우, 하반기부터는 직항 재개와 경제협력 확대 논의가 다시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한러 관계는 단절보다는 “관리된 거리두기” 단계에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