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화엔터테인먼트칼럼

전유성 제안으로 예원예술대에 코미디언 서영춘 동상 건립

예원예술대에 건립돼 있는 서영춘 코미디언 동상

세계 최초 코미디학과 개설 예원예술대 전유성 학과장이 건립 제안…김재화 작가가 비문 써

대학교에 서영춘 같은 대중예술인의 동상이 세워졌다는 것은 ‘웃음’과 같은 대중적 가치가 고등교육의 영역에서도 의미 있는 주제로 받아들여졌음을 보여준다. 이는 웃음을 하나의 공적 기억이자 교양으로 끌어올리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한국 대학이 전통적으로 환영받던 ‘위인·설립자 중심의 상징’에서 벗어나, 대중문화 시대와 사회적 참여를 공유하는 새로운 상징적 사건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국내 4년제 예원예술대학교는 세계 최초로 코미디학과를 설립하고, 현역 코미디언 전유성을 학과장으로 영입해 코미디를 예술적으로 제도화했다. 이 대학에서 세운 서영춘 동상은 전유성 교수가 건립위원장을 맡았고, 같은 학과의 필자가 비문을 집필하여 ‘한국 코믹사의 상징적 인물’을 대학 공간에 영구히 새겼다. 동상 제막식에는 국내 코미디언 대부분이 참석했으며, 특히 유가족들의 애끓는 추모와 송해 선생의 즉석 추모사는 큰 울림을 주었다.

서영춘과 전유성(오른쪽)

이 동상은 6·25 이후와 군부정권기라는 억압된 시대에 국민들에게 “밝고 따뜻한 웃음”을 준 인물을 기리기 위해 학교 측이 결심한 것으로, 코미디언의 동상이 국내 대학 교정에 세워졌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미가 자못 크다. 더 넓게 보자면 이는 ‘장르 코미디의 예술적 참여’와 ‘코미디언 직업군의 자긍심’을 상징하는 창의적 혁신이며, 독창적 팬덤의 추모물이 아니라 제도권 예술 교육기관의 공식 선언에 가깝다고도 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대학 안의 동상은 창업자, 정치 지도자, 기부자 등이 대표해온 대학의 ‘기원’과 ‘권위’를 드러내는 장치였고, 학생들에게는 모범적 전통을 상징해 왔다.

그러나 서영춘 동상은 이러한 위계 구조를 비틀어, 지식 생산자나 설립자의 영역이 아닌 대중예술인의 삶을 대학의 기념물로 끌어올렸다. 이는 ‘지성과 교양의 주체’를 더 이상 교수·설립자·국가에만 한정하지 않고, 일상의 재미와 위로를 생산하는 예술적 목적까지 확장하는 상징정치로 이해할 수 있다.

대중예술과 ‘공적 기억’…예술교육과 직업인의 명예

대중 예술인은 방송이나 무대를 통해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자리하지만, 그 기억은 대개 팬덤의 향수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예원예술대학교가 코미디언의 동상을 세운 것은 학생들에게 “이 직업이 대학에서 연구할 만큼 가치 있고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영역”임을 보여주겠다는 의도로 필자는 본다. 이는 희극을 ‘가벼운 오락’이 아니라 사회적 의미와 역사성을 지닌 예술 형식으로 격상하려는 제도적 선언이었다.

또한 동상 비문을 코미디에 밝은 전문 교수인 김재화가 직접 집필한 점은, 대중예술인의 삶과 예술을 해석하고 서사화하는 작업이 대학 내부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상징한다.

필자와 개그맨 이영자. 이영자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개그우먼으로, 1991년 KBS 공채 7기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뛰어난 입담과 순발력, 식문화와 먹방 예능에서의 독보적 존재감으로 대중적 사랑을 받으며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했다. 특히 <전지적 참견 시점>, <맛있는 녀석들> 등에서 보여준 친근한 캐릭터와 유머 감각으로 세대를 아우르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김재화

말글커뮤니케이션 대표, ‘유머1번지’ ‘웃으면 복이 와요’ 등 TV코미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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