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정치칼럼

[특별기고] 日다카이치 총리 취임과 대일관계의 현실적 대응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총리
[아시아엔=이종국 21세기안보전략연구원 동아시아센터장, <일본 정치사회의 우경화와 포퓰리즘>, <포퓰리즘이란 무엇인가> 저자] 10월 21일 자민당 총재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가 총리로 지명되었다. 그의 총리 취임으로 향후 한일관계는 불안정 속에서 관계 협력을 모색해야 한다. 최근 정치 상황은 한 치 앞을 예견하기 어려울 정도로 변화무쌍하다. 기존 자민당이 이끌던 중도보수는 후퇴하고, 일본 우선주의를 주장하는 세력들이 여야당에서 강하게 등장하였다. 이러한 일본 정치의 흐름은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가 일본에서도 재현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아마 역사 문제뿐만 아니라 외국인·이민 문제에서도 일본은 자국 우선을 주장할 것이다.

최근 자민당 정치는 아베 사망 이후 구심력을 잃으며 약화를 거듭하였고, 계속되는 선거에서 패배하였다. 자민당 보수 정치의 황혼이 찾아왔다. 결국 자민당은 소수정당으로 전락하여 연립 정치를 통해 정권을 운영해야 한다. 이것은 정치 불안정과 정책 운영의 불화로 이어져, 소수 정권의 한계를 드러내며 국회 해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1일 중의원(하원) 총리 지명선거 결과 발표 이후 박수를 받고 있다.

공명당이라는 파트너가 사라졌다는 점은 자민당 정치의 불안을 가중시킬 것이다. 그동안 공명당은 자민당과 연립하는 과정에서 여러 역할을 했다. 대표적으로 정권 안정과 선거 협력을 통해 자민당이 장기 집권을 유지하도록 도왔다. 그러나 현재 위기 속의 자민당은 아소파(麻生派) 중심으로 국정을 운영해야 하는 유사 정권이다. 일본유신회와 연립했지만 정책 협조에는 비관적이다. 다가올 중의원 선거와 정치 운영에서 공명당과의 결별은 자민당이 공명당의 조직표로부터 지지를 얻지 못하게 하여 향후 선거에서 의석을 잃을 가능성을 높인다. 또한 일본의 간사이(關西) 지방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일본유신회와의 연립으로 자민당은 그 지역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잃어, 포괄정당으로서의 모습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이러한 어려움은 향후 자민당 정치 운영의 한계로 드러날 것이다. 이번 총재 선거를 치르면서 자민당은 이미 내분 상태에 가까워졌다. 자민당 간부 인선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었고, 다카이치 내각 구성에서도 그대로 나타날 것이다. 다카이치 정권의 틀은 ‘3파벌 연합’으로 이루어졌다. 따라서 향후 정국 운영도 아소파(麻生派), 모테기파(茂木派), 아베파(安倍派)에 의해 이루어질 것이다. 다카이치 정권의 성격은 보다 우경화될 전망이다. 특히 일본유신회와의 연립으로 현실 정치에서 우경화가 강화되어 한일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다카이치는 고이즈미와 아베 전 총리들로부터 정치 수업을 받고 함께 정치를 했다. 그 과정에서 우경화와 포퓰리즘에 매우 친화적인 정책적 태도를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야스쿠니 참배,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 문제 등과 같은 이슈에서 보수 우익적인 입장을 보였다.

우리는 다카이치 정권과 어떤 관계를 가져야 하는가. 먼저 셔틀 외교로 복원된 우호적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기 위해, 3파벌이 추구하는 정책 방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대화해야 한다. 한일 간 복합적인 요소를 고려해 단순히 반일적 행동보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그동안 축적된 협력을 중시해야 한다. 한일 양국은 올해 뜻깊은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지난 60년 동안의 역사적 교훈을 바탕으로 ‘신한일공동선언’을 준비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또한 다카이치는 미·일 동맹을 축으로 한·미·일 3국이 연계를 강화하고,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구상을 주도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실용 외교로 이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 자민당 정치 지도자들과의 다각적 협력 관계를 강화하면서, 미래 한일관계를 유지·발전시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과거처럼 역사 문제로 충돌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보다 소프트한 프로그램을 추진할 여유를 가져야 한다. 한일은 21세기에 걸맞은 화해·협력 조약을 통해 역사적 화해를 실천해야 한다. 우리가 역사 갈등을 완화하며 진정한 화해의 길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편집국

The AsiaN 편집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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