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칼럼

오병이어 기적과 남겨진 열두 바구니

‘오병이어 기적’ 그림

“예수께서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사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시고 떼어 제자들에게 주어 무리에게 나누어 주게 하시니 먹고 다 배불렀더라 그 남은 조각을 열두 바구니에 거두니라”(눅 9:16-17)

오병이어 기적은 사복음서 모두에 기록될 만큼 중요한 사건입니다. 다만 공관복음과 요한복음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특히 ‘어린아이가 도시락을 갖고 왔다’는 이야기는 요한복음에만 등장하는 이야기입니다. 공관복음에 기록된 오병이어 사건은 제자들, 그리고 예수님과 제자들 사이의 대화에 주안점을 둡니다. 빈 들에 앉은 오천 명을 먹이기 위한 기적이면서 동시에 제자들을 교육하기 위한 일종의 ‘현장 학습’이 바로 오병이어 사건이었습니다.

오병이어 기적이 끝난 직후, 공교롭게도 남은 바구니의 숫자는 열두 개였습니다. 제자들의 숫자와 정확히 같은 개수의 바구니만큼 남았다는 사실은 참으로 신기합니다. 열한 바구니일 수도 있었고, 열세 바구니이거나, 아니면 훨씬 많거나 적을 수도 있었을 텐데, 정확히 열두 바구니였습니다. 단순한 우연이었을까요?

제자들 입장에서 열두 개의 바구니를 보았을 때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요? 빌립은 회중의 숫자를 한눈에 파악하고 밥값으로 200데나리온이 필요하다는 것을 단번에 계산했던 사람입니다. 그런 제자들이 이 열두 바구니를 보고 아무 생각이 없었을 리가 없습니다.

우연이 아니라면, 예수님이 일부러 딱 그만큼 남겨 주신 것입니다. 그러나 이 남겨진 몫이 행사 후 스태프들에게 남은 음식을 싸주는 개념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수고한 것에 대한 인센티브 개념은 더더욱 아닐 것입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양식을 나눌 때마다 그 바구니에서 양식이 계속 공급되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제자들에게 남은 것은 바로 그 증거였습니다. 예수님이 행하신 일의 증거물이 일인당 하나씩 남았습니다. 또한 그것은 증거물인 동시에 제자들 앞으로 남겨진 사명의 몫이었습니다. 제자들이 나누어야 할 몫을 예수님이 각자 앞으로 남기신 것입니다.

우리에게도 하나님께서 남겨 주신 ‘몫’이 있습니다. 그것이 누구에게는 ‘시간’일 수도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재정’일 수도 있고, 혹은 ‘마음의 여유’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주어졌을 때, 단순히 ‘나 먹으라고 남겨 주신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에 대한 어떤 증거물이 남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것은 하나님이 내 앞으로 남기신 사명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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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문섭

베이직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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