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렇게 하니 고기를 잡은 것이 심히 많아 그물이 찢어지는지라”(눅 5:6)
그물이 왜 찢어졌을까요? 예수님의 능력이 모자랐던 것일까요? 예수님이 고기떼를 모으시느라 그물은 미처 신경 쓰지 못하셨던 것일까요? 베드로는 자칫하면 다시 빈손으로 돌아가게 생겼습니다. 게다가 다음 날을 기약하며 손질해 두었던 그물마저 찢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고기도 잃고 그물까지 망가질 지경입니다. 밤새 허탕을 쳤던 문제가 해결되는 듯한 자리에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한 것입니다. 우리도 종종 비슷한 일을 경험합니다.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힘든 일을 잘 이겨냈는데,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또 다른 문제들이 터지는 경험 말입니다.
예수님은 왜 깔끔하게 만선의 기쁨을 허락하지 않으시고 그물이 찢어지게 내버려 두셨을까요? 예수님이 베드로의 배에 오르시기 전, 그분의 시선이 머물렀던 곳이 있었습니다. “호숫가에 배 두 척이 있는 것을 보시니 어부들은 배에서 나와서 그물을 씻는지라”(눅 5:2) 예수님의 계획 속에는 처음부터 배 두 척이 있었습니다. 비록 베드로의 배에 오르셨지만, 그분의 시야에는 저편에 있는 다른 배 한 척이 함께 들어와 있었던 것입니다.
그물이 찢어지기 시작하자 그제야 베드로의 시야에는 예수님께서 처음부터 보고 계셨던 그 ‘다른 배 한 척’이 들어왔습니다. 다급해진 그는 동료들을 부릅니다. 그 부름에 응답하여 야고보와 요한의 배가 다가왔고, 결국 그 많던 고기는 정확하게 두 배에 나누어 채워집니다.
만약 그물이 찢어지지 않을 정도로만 고기가 잡혔다면, 이 놀라운 역사는 베드로만의 경험으로 끝났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눈에는 처음부터 야고보와 요한이 있었고, 그들을 부르심의 현장으로 초대하기 원하셨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부르실 때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해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사람은 어떻게 얻게 되는 것일까요? 고기를 잡기 위해서는 잘 손질된 그물이 필요하지만, 사람을 얻기 위해서는 찢어진 그물이 필요합니다. 예수님은 바로 그것을 직접 보여주신 것입니다. 이 장면은 사람을 얻는 법을 가르쳐 주신 주님의 생생한 시범이었습니다.
내가 잘 손질해 둔 그물이 찢어질 때가 있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문제 앞에서 나의 한계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순간입니다. 그때 비로소 그동안 내가 보지 못했던 사람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예전부터 보고 계셨던 이들입니다. 그래서 그물이 찢어지는 문제는 해결해야 할 문제이기 전에, 내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누군가와 함께 하나님의 은혜를 누릴 기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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