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초러시아어, 청주시 두드림(Do-Dream) 합창단, 청주시 글로벌 서포터즈. 고려인동포를 알기 위한 러시아어 공부, 고려인 중장년 여성들이 한국어 노랫말도 배우면서 낯선 땅에서의 삶을 달랠 수 있는 청주시 이름이 들어간 합창단, 한국인 자원봉사자가 1:1로 고려인을 만나 일상의 이야기부터 자신들의 삶의 이야기를 나누는 서포터즈. 귀환 고려인동포의 청주살이를 돕는 청주시민의 높은 시민의식을 알 수 있는 프로그램들임을 알 수 있었다. 때마침 고려인 합창단을 취재하는 청주KBS의 합창단원 인터뷰에, 고려인 여성들 모두 “1주일에 한 번은 너무 아쉽다. 2~3차례 모였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합창단 모임은 고려인 할머니들의 청주살이를 지탱해주는 에너지 그 자체였다.

청주시 신청 재외동포 요양보호사 자격 취득과정
청주시외국인지원센터 이은숙 센터장은 센터를 이용하는 외국인의 85%가 고려인이라 했다. 러시아어 통역자도 두 사람이다. 사실상 센터는 봉명동 고려인마을의 고려인지원센터나 다름이 없었다. 개관 2년인 청주시외국인지원센터의 노력을 보면서, 청주시/청주시외국인지원센터가 재외동포청의 ‘지역별 재외동포 정착지원 사업’ 가운데 고려인동포의 청주 정착지원 사업으로 ‘요양보호사 자격 취득과정’을 제안했는지가 궁금했다.
“고려인들이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싶다고 요청했나요?” “아니다.”라는 것이 이은숙 센터장의 대답이었다. 고려인동포들이 자신의 노부모도 위하고 한국사회가 필요로 하는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면 그들의 청주살이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신청했다고 했다. 이미 광주 고려인마을은 노인돌봄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요양보호사 교육은 한국어로 수업을 듣고, 또 한국어로 시험을 치러야 하므로 한국어가 가능한 고려인동포를 대상으로 했다. 그런데 2개월 동안 매일 8시간 연수를 받게 되어 일할 수가 없는 점, 생활한국어는 가능해도 강의를 따라갈 수 있는 학습한국어가 부족하고 나아가 시험에 합격할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 등으로 연수를 신청하는 고려인이 없었다. 한국어 안내 자료에 재외동포(F-4) 비자와 방문취업(H-2) 비자 외에 영주권과 국적취득자도 가능하다고 웹자보에 추가로 표시했다. 또한, 마침 <표준 요양보호사 교재>를 다국어로 번역해 온라인으로 서비스하는 사회적 기업 HAMO와 연결해 러시아어 교재도 가능해졌음을 알렸다.

카드뉴스 형태로 웹자보도 만들어 홍보하고, 백명선 운영실장이 한국어가 가능한 고려인동포에게 일일이 전화했다. 단지 5명이 모였다. 론칭(launching)이 되지 않아 김아현 대표가 직접 센터를 방문해 신청한 고려인의 휴대폰에 앱을 깔아주었다. 청주시외국인지원센터는 사업제안서에 ‘재외동포 요양보호사’라고 했으니 중국동포도 가능했다. 급히 중국동포 15명을 모집해 1차 20명의 귀환 동포들이 요양보호사 교육을 받았다. 마침내 안산 거주 고려인에 이어 청주 고려인 세 분이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아시아엔> 2025-6-20 「[임영상의 글로컬 뷰] 고려인 요양보호사 1호 천타치아나씨 등 고려인 자격증, 한국노인 간병에 적극 활용되길」)
고령사회 한국사회에 요양보호사는 노인의 신체·가사 지원, 정서 돌봄 등을 담당하는 최전선 인력이다. 그런데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고도 요양원 등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20%대에 머물고 있다. 또, 활동자의 절반 이상이 60대와 70대 이상이다. 처우도 열악하다. (<헬스조선> 2025-9-29 「“최저 임금보다 1000원 더 받아” 요양보호사 자격 취득자 20%만 근무」) 결국, 지난 8월 24일 보건복지부와 법무부는 합동으로 ‘외국인’ 요양보호사 양성대학 24곳을 지정했다.

2026학년도에 신설되는 원광대 웰니스케어과도 그중의 한 곳이다. 마침 지난 9월 23일 웰니스케어과를 준비하는 원광(보건)대 이광영 국제교류처장과 원광대‧익산시‧익산교육지원청이 참여하는 교육발전특구사업단 사업단장인 원광대 김대희 교수를 만났다. 웰니스케어과에서도 젊은 20대 학생보다 40세 이상의 ‘성인 학생’의 진학을 선호했다. 현재 간병(看病) 일과 식당‧숙박업소에서 일하는 중장년 고려인 여성에게 요양보호사 직업은 안정적인 한국살이를 가능하게 해줄 수 있을 것이다. 2년의 전문학사과정이 부담이지만, 원광대 웰니스케어과에서도 일하면서 공부할 수 있도록 배려해줄 수 있다고 했다. 입학 안내 자료에도 관련 내용이 나왔다. 게다가 김대희 사업단장도 익산에 정주할 수 있는 고려인에게 다시 특별한 혜택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청주시/청주시외국인지원센터가 재외동포청의 국내 동포 지원사업으로 시작한 요양보호사 양성 사업이 고러인 중장년 여성에게 안정적인 한국살이를 보장할 수 있는 새로운 직업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현재 한국은 외국인 요양보호사가 약 1%인데, 호주 정부는 2023년 5월에 돌봄 인력 유치를 위한 이민 규정을 새로 만들어 외국인 간병인의 ‘영주권 신청 간소화’에 나섰다. 독일은 외국인에게 취업 문턱을 낮춰 간병 인력 6명 중 1명이 외국인인데, 국적과 관계없이 7년 차 기준 월급이 세전 4000유로(약 620만 원) 정도다. (<조선일보> 2025-10-4 「전세계 인력이 메우는 독일 간병 공백…간병인 6명 중 1명은 외국인, 한국은 1%) 한국도 요양보호사 처우가 개선될 것이다.
“지방소멸을 막기 위한 해법은 결국 ‘사람’에 있습니다. (…) ‘귀환’ 동포 한 가족의 정착은 한 사람의 귀환을 넘어, 지방에 ‘내일’을 심는 일입니다.” 지난 7월 2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국내 동포 정착지원을 위한 정책대화” 공동개최자인 한병도 의원의 환영사를 다시 읽지 않을 수 없다. 외국인 요양보호사 양성대학으로 지정된 24개 대학뿐만 아니라 지역의 요양보호사 부족이 심각한 상태인 지역 대학들도 요양보호사교육원을 설립해 운영할 수 있다. 평택대가 라이즈(Reis) 사업으로, 10월 20일부터 12월 10일까지, 다문화, 북한이탈주민, 경력단절 여성을 대상으로 ‘무료’ 요양보호사교육과정 수강생을 운영하기 위해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다. 다른 대학에서는 ‘중장년 고려인 여성’ 특별반을 운영할 수도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