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츠하이머병을 이야기할 때 흔히 등장하는 것이 ‘아밀로이드 플라크’다. 하지만 뇌에 아밀로이드가 있다고 해서 모두 알츠하이머병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인지 기능 저하와 더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은 ‘타우 엉킴(tau tangle)’이다. 타우 엉킴은 신경세포 안에서 꼬여 생기는 단백질 덩어리로, 뇌 기능 저하의 중요한 지표로 꼽힌다.
최근 10여 년간 세계 각국의 연구진과 수천 명의 자원자가 참여한 대규모 연구가 두 건 발표됐다. 두 연구 모두 타우 엉킴이 가까운 시일 내 인지 저하를 예측할 수 있는 강력한 신호임을 보여줬다.
첫 번째 연구는 스웨덴 예테보리대 Moscoso·Schöll 교수가 이끌었고, 13개국 21개 코호트에서 6,514명의 타우-PET 영상을 분석했다. 인지 기능이 정상인 사람의 약 10%, 경도인지장애(MCI) 환자의 45%, 치매 환자의 87%에서 타우 엉킴이 발견됐다. 특히 인지 정상인이지만 타우-PET 양성일 경우, 5년 안에 MCI나 치매로 진행할 확률이 60%에 달했다.
두 번째 연구는 스웨덴 룬드대 Hansson 교수와 네덜란드 Vrije대 Ossenkoppele 교수가 주도했다. 42개 코호트, 1만 2,000여 명을 정량 분석한 결과, ApoE4 유전자를 가진 사람, 특히 E4/E4 동형접합자는 타우 엉킴이 비보유자보다 훨씬 이른 나이에 나타났다.
아밀로이드와 타우의 차이도 뚜렷하다. 아밀로이드-PET은 증상 수십 년 전부터 양성을 보이지만, 정확한 발병 시기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반면 타우-PET에서 신피질 같은 중요한 뇌 부위에 엉킴이 보이면, 가까운 시일 내 인지 저하 가능성이 높다.
연구에 따르면, 인지 정상군에서 아밀로이드와 타우 모두 음성(A-/T-)이면 5년 내 진행 위험이 6.4%였지만, 아밀로이드만 양성(A+/T-)이면 16.6%, 두 가지 모두 양성(A+/T+)이면 57.4%로 크게 뛰었다.
연령, 성별, 유전자도 타우 엉킴에 영향을 미쳤다. 인지 정상인과 MCI 환자는 나이가 들수록 타우 양성률이 높았지만, 치매 환자는 오히려 감소했다. 이는 고령층에서 다른 뇌 질환이 인지 저하의 주요 원인이 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성은 남성보다 타우 엉킴이 더 빨리, 더 자주 나타났고, ApoE4 보유자 역시 발생 시기가 빨랐다.
Ossenkoppele 연구에서 아밀로이드 양성·인지 정상인 80세의 경우, 내후각피질 타우 양성률이 30%, 측두 피질이 22.2%, 뇌 전체가 11%였다. 이런 진행 양상은 기존 병리학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
전문가들은 타우-PET의 임상적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 타우-PET는 기억력 저하를 예측하는 정확도가 높아, 약물 치료 시점 결정, 임상시험 참가자 선정, 질병 진행 모니터링 등에 활용할 수 있다. 현재는 FDA 승인 기준에 따라 증상이 있는 환자에게만 적용되지만, 혈액 기반 타우 바이오마커가 개발되면 검사 접근성이 넓어질 전망이다.
미국 매사추세츠종합병원 Hanseeuw 교수는 “타우-PET 양성이면 5년 내 알츠하이머 증상 발현 위험이 50% 이상”이라며 예방 임상시험 대상자 선정 근거가 된다고 말했다. UCSF Rabinovici 교수도 “일부 병원에서는 이미 예후와 진단, 치료 결정에 타우-PET를 활용하고 있고, 보험 적용도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두 연구는 방법은 달랐지만 결론은 같았다. 정상군의 약 810%, MCI 환자의 3645%, 치매 환자의 64~87%가 타우 양성이었고, 대부분 아밀로이드도 동반됐다. 두 연구는 타우 엉킴의 진행 순서와 영향을 주는 요인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알츠하이머병 조기 진단과 예방 전략 수립에 중요한 근거를 마련했다.
타우-PET는 이제 알츠하이머병 발병과 진행을 예측하는 핵심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향후 조기 개입, 예방, 치료 효과 평가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