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돕는 손길들을 보내주시다
로뎀나무국제대안학교를 설립하기 전, 많은 고민이 있었다. 당시 글로리교회 형편으로 대안학교를 운영한다는 것은 재정과 인력 면에서 큰 부담이었다. 그래서 기도할 때마다 이렇게 물었다. “하나님, 대안학교는 대형교회가 해야지 왜 제가 해야 합니까?” 이것이 매번 기도의 시작이었다. 그렇다고 “저는 못하겠습니다”라고는 하지 않았다. 우리의 삶에는 이런 순간이 종종 있다. 응답은 받았지만 막상 하려니 부담스럽고, 하고는 싶지만 망설여지는 마음. 나도 그랬다. 대안학교를 운영하고 싶지만 현실적 부담에 하나님께 자꾸 핑계를 댔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그다음에 일어났다. 어느새 로뎀나무국제대안학교는 매스컴에 자주 소개되고, 많은 언론 인터뷰와 함께 대외적으로도 공신력 있는 학교로 불리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은혜였다. 기도할 때마다 예상치 못한 돕는 손길을 보내주셨기에 지금의 로뎀나무국제대안학교가 가능했다.
사실 비전 캠프는 단일 프로그램으로도 많은 비용이 든다. 그러나 경비만큼 중요한 것은 함께할 스태프들이었다. 이번 비전캠프에 스태프로 참여해 준 김포 구원의감격교회 조현수 목사님은 신대원 동기다. 젊은 목사님이시라 재능이 많아 특별히 부탁드렸는데, 흔쾌히 동역해 주셨다. 조 목사님의 사역지인 김포에도 많은 외국인 노동자가 거주하고, 최근 2~3년 전부터 고려인들이 유입되면서 고려인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이번 기회에 섬기고 싶다고 하셨다.

로뎀나무국제대안학교에는 귀한 자원봉사자 전동기 선생님이 계신다. 고려인 청소년 중에는 중학교까지만 다니다가 한국으로 온 아이들이 꽤 있다. 이런 아이들은 대부분 공장에 취업할 수밖에 없지만, 대학 진학을 꿈꾸기도 한다. 대학에 가려면 검정고시를 치러야 하는데, 국어·영어·수학·과학·한국사·사회·선택 1과목 등 7과목을 모두 합격해야 한다. 그중 한국 아이들도 어려워하는 수학을 전 선생님이 2년째 자원봉사로 가르치고 있다. 단지 공부만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친구 같은 선생님이 되어 인기가 많다. 이번 캠프 일정에도 합류를 부탁드렸더니, 미리 일정을 알려주면 회사에 휴가를 내서라도 함께하겠다고 하셨다. 나에게는 참으로 귀한 손길이었다.
비전 캠프 2일째, 전 선생님께 간증을 부탁드렸다. 아이들 중에는 학교 일이라면 늘 자리를 지켜주는 전 선생님을 보며 궁금해하는 이들이 있었다. 직장은 없는지, 혼자 사는지, 갈 곳이 없는지 등 자신들이 아는 상식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었다. 그래서 왜 고려인 아이들을 돕는지, 학교 일에 힘을 보태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 마음이 어디서 시작됐는지 들으면 아이들에게 한국 생활과 신앙 여정에 큰 도전이 될 것 같았다. 전 선생님은 흔쾌히 응했다.
간증 시간, 전 선생님은 PPT 자료를 준비해 무대에 섰다. 아이들은 호기심과 기대를 안고 그를 바라보았다. 먼저 직업에 대해 소개하며, 현재 Applied Materials Inc. 한국지사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회사’라는 말에 아이들의 입에서 탄성이 나왔다. 그 순간 나는 하나님께 회개했다. 매번 “하나님, 대안학교는 대형교회가 해야지 왜 제가 해야 합니까?”라고 기도했지만, 하나님은 매번 돕는 손길을 붙여주셨고, 학교가 성장하도록 환경을 바꿔 주셨다. 이제 나는 더 이상 그 기도를 하지 않는다. 하나님은 언제나 넉넉하게 베푸시고, 부족하지 않도록 사람들을 보내주셨기 때문이다.
전 선생님은 어린 시절 이야기부터 시작해, 하나님의 은혜로 지금까지 직장과 가정, 신앙생활을 이어온 이야기를 전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었다. 아이들의 마지막 질문은 “선생님, 얼마 버세요?”였다. 전 선생님은 웃으며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많이 벌어요”라고 답하고, 버는 수입의 많은 부분을 돕는 데 사용한다고 전하며 아이들에게 새로운 도전을 심어주었다.

마지막 날 저녁은 바비큐였다. 아이들에게 미리 예고했기에 간증이 끝나자 마음은 이미 바비큐로 향했다. 캠프의 마지막 날 저녁 메뉴로 바비큐만 한 것이 없었다. 각자 본국에서의 고기 굽는 솜씨를 뽐내며 다양한 방식으로 고기를 구웠다. 숯불이 너무 세면 물을 뿌려가며 굽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이렇게 아이들이 영의 양식과 육의 양식을 함께 먹으며 균형 있게 자라길 바라며, 마지막 집회를 향해 나아갔다. 분명 하나님은 마지막 집회에서 준비된 은혜를 아이들에게 풍성히 주실 것이고, 아이들은 그 은혜로 한국에서의 미래를 꿈꾸게 될 것이다.

이 캠프가 가능하도록 돕는 손길이 되어 주신 노재숙 교감선생님, 양나경 집사님, 양은숙 권사님, 이장님, 그리고 함께 참여한 로뎀나무국제대안학교 오필준 부장선생님, 박길옥 선생님, 이서현 선생님, 정수희 아내에게 감사드린다. 하나님의 일은 내가 내 능력으로 하는 것 같지만, 결국 하나님이 계획하신 대로 인도하심을 따른 것뿐이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