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럼은 조남철 ADF 상임이사(전 방송대 총장)의 인사말과 이기성 재외동포청 재외동포정책국장의 축사로 시작되었다. 손은숙 김해글로벌청소년센터장(1부)과 김동원 양산고려인통합지원센터장(2부)의 사회로 4인의 발표와 4인의 토론이 진행되었으며, 제3부 종합토론은 필자가 좌장을 맡았다.

김기영 한양대 글로벌다문화연구원 연구위원은 “학교 안과 밖에서 만난 고려인 청소년: 안산시 사례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발표 내용 중 “어디가 너의 나라냐?”는 질문은 필자가 지난해 5월 안산에서 만난 고려인 대학생 P양과의 대화를 떠올리게 했다. 한국어가 유창한 P양은 ‘우리나라’라는 말을 반복했지만, 그 나라란 한국이 아닌 우즈베키스탄이었다. 김기영 박사는 “고려인 고학력 여성의 초국가주의적 선택과 전략”(<디아스포라연구>, 2019)에서도 실증적 연구로 인상 깊은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발표도 단순한 책상 위 연구가 아닌, 현장 접촉을 통한 실증적 분석이었다. 토론자 김조훈(경주하이웃이주민센터장), 전득안(광주이주민종합지원센터장), 그리고 참석자들은 모두 공감했고, “정체성 혼란을 겪는 고려인 청소년이 ‘우리나라는 한국’이라 말할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자”고 다짐했다.

청주, 진천, 음성, 제천 등지의 고려인 정착 사례를 연구하며 필자는 청주 봉명초등학교에서 고려인 학생을 멘토링하던 충북대 학생들이 궁금했다. 지난 1월 충북대 특강에서 김태옥 교수를 만나 그 실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봉명초, 봉명중, 봉명고, 청주IT과학고 등에서 김태옥 교수와 학생들이 멘토링을 통해 고려인 청소년의 삶에 깊이 개입하고 있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헌신해온 김 교수의 노력은 감동적이었다. 발표에서 김 교수는 고려인 고등학생 20명으로 구성된 ‘KoreaIn 봉사단’ 활동도 소개하며, “고려인 청소년 교육은 한국인 교사, 학생, 고려인 부모, 학생 본인의 4방향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필자는 김 교수와 같은 역할을 담당할 의인이 전국적으로 10명 이상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하며, 전국의 고려인마을 활동가들 또한 이에 공감할 것이다.

고려인글로벌네트워크(KGN)의 채예진 이사장은 “길 찾기 프로젝트: 고려인 청소년 진로 나침반”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종합토론 후, 이오석 동북아생명누리협동조합 이사장이 “한국 거주 고려인 청소년의 주요 문제 5가지”를 담은 슬라이드를 제시했고, 필자도 깊이 공감했다. KGN은 교육기관과 협력, 자원봉사, 미래이음 교육프로그램, K-NEXT 국제청년포럼 등 4대 주요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필자가 특히 주목한 것은 국내 고등학교 및 대학과의 MOU 체결이다. 구미 경운대, 한국폴리텍, 상지대, 세종사이버대, 충북대, 전북대 등과 실질적 협력을 이루고 있으며, 특히 경운대는 14명의 고려인 학생에게 1년간 어학연수와 기숙사를 무상 제공하고 있다.
특히 놀라웠던 점은 고려인 학생 비율이 45%인 충남인터넷고와의 MOU 체결과 멘토링이다. KGN은 자원봉사로 격주 월요일마다 논산을 방문해 실질적인 상담과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충북대의 활동과도 흡사하다.

소학섭 로뎀나무국제대안학교 이사장은 “고려인 청소년을 위한 각종학교 설립”을 제안했다. 현재의 위탁 대안학교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정규 수업 외에도 진로교육, 동아리 활동, 정서적 안정이 함께 이뤄지는 ‘각종학교’ 체제가 고려인 청소년 정착에 효과적이라는 주장이다. 각종학교 체제가 되면 러시아어 강좌 등 맞춤형 교육도 가능하며, 한국과 중앙아시아를 잇는 글로벌 인재 양성도 기대할 수 있다. 참가자들은 모두 이 제안에 공감했다.
이번 포럼은 고려인 청소년이 조상의 나라 대한민국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해 국가와 지방정부 차원의 종합 지원이 절실하며, 이를 위해 ‘고려인특별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러한 내용은 자연스럽게 2025 하반기 포럼의 핵심 아젠다로 이어졌다.
충북 제천시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활용해 숙소, 상담실, 강의실 등을 갖춘 재외동포지원센터를 운영 중이며, 270명의 고려인 가족이 정착했고 450명이 대기 중이다. 재외동포청은 오는 7월 2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인구감소관심지역인 익산시 한병도 의원실과 공동으로 “국내동포 정착지원을 위한 정책대화”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필자는 “인구감소시대, 귀환 동포 가족이 지방 도시에 정착할 수 없는가”라는 제목으로 기조강연을 한다. 이번 포럼은 그 강연 준비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