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 축은 하정우 수석이다. 서울대에서 학·석·박사를 마치고 해외 유학 없이 네이버에서 성장한 국내 대표 AI 전문가다. 생성형 AI 개발에도 깊이 관여했고, 기술적 연구와 구현에 두루 능하다. 네이버에서 AI랩 연구소장을 지내며 실제 기술과 산업의 연결을 주도했던 그는, 대통령의 발탁으로 ‘AI 미래기획 수석’ 자리에 올랐다.
한편 한성숙 중기부 장관 후보자는 실무와 현장을 모두 아우르는 리더로 평가된다. 대학 졸업 후 IT 전문지 기자로 커리어를 시작한 그는 NHN과 네이버에서 고위직을 맡았고,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 미국 경제지 ‘포천(Fortune)’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리더 50인’에 4년 연속 선정된 인물이다. 기술자 출신이 아닌 만큼 상대적으로 인문사회적 감각과 거버넌스 역량이 돋보인다. 하정우 수석과는 그녀가 기자 시절부터 인연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는 업계 경험과 기술 전문성을 모두 갖춘 인물이다. 광운대 전자물리학과에서 학사부터 박사까지 마친 후, SK텔레콤 미래기술원장과 LG그룹 AI연구원장을 지냈다. 그의 주도로 개발된 초거대 AI ‘엑사원(EXAONE)’은 한국 AI 기술의 이정표로 평가받는다. 그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3위가 아니라 2위와 가까운 3위, 곧 세계 AI 3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히며 정책 의지를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AI정책비서관에 임명된 김우창 전 KAIST 교수는 유일한 해외파로,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경영과학·금융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KAIST 재직 중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장을 역임했고, 이재명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 발족한 ‘미래거버넌스위원회’에서 인연을 맺었다. 연금개혁특위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한 그는 공공정책과 응용 분야에 강점을 지닌다.
흥미로운 점은, 동갑내기인 하정우 수석과 김우창 정책비서관이 이번에 임명되기 전까지 서로 알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AI 분야에서 각각 연구와 응용이라는 다른 트랙을 밟아온 이들이 대통령실에서 처음 만난 것이다. 이들의 조합은 AI 기술의 내실과 거버넌스의 조화를 동시에 꾀하려는 대통령의 전략적 구상으로 해석된다.
하 수석과 배 후보자는 이미 민간 시절부터 교류가 있었다. 네이버와 LG는 AI 기술력에서 국내 투톱이라 할 만한 기업이며, 실제로 사업적 협업도 여러 차례 있었다. 이들은 현장 감각과 기술 통찰을 공유하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
한 후보자와 하 수석 역시 과거 네이버에서 상하 관계로 호흡을 맞춘 인연이 있다. 당시 한 후보자가 네이버 대표이사였고, 하 수석은 그 산하의 연구소장이었다. 현재도 하 수석은 한 후보자를 ‘대표님’이라 부를 정도로 존중한다.
이처럼 이 네 사람은 각자 경로와 색채가 뚜렷하면서도, 함께 엮였을 때 폭발적인 시너지를 예고한다. 기술 개발, 산업 적용, 정책 기획, 리더십까지 AI 생태계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 이들의 조합은 ‘AI 코리아’를 세계 무대에 우뚝 세우는 데 핵심 동력이 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왜 이 4명을 선택했는지는 이들의 상호 관계만 보아도 분명해진다. 분산된 에너지들이 강하게 응집할 때, 한국형 AI의 도약은 현실이 될 것이다. 이른바 ‘AI 어벤져스’ 4인방의 활약이 주목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