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사회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백신 부족·치료제 공급 불안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2020년 7월 대한항공 본사 격납고에서 관계자들이 항공기 헤파 필터를 교체하고 있다. 맑은 공기 확보는 코로나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6월 2일자 자료에 따르면, 올해 21주차(5월 18~24일) 기준 국내 코로나19 입원 감시환자 수는 97명으로, 직전 주 대비 소폭 감소했다. 최근 4주간 입원환자 수는 증감을 반복하며 유행세가 재확산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인접 국가에서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늘고 있어 여름철 유행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고위험군의 신속한 백신 접종을 당부했다. 접종 대상은 65세 이상 고령자, 면역저하자, 감염취약시설 입소자 등으로, 이들은 6월 30일까지 무료로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다. 특히 90일 이상 지난 접종자는 추가 접종이 권고된다.

그러나 접종 현장은 원활하지 않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서울·경기지역 병의원 15곳 중 당장 접종이 가능하다고 밝힌 곳은 단 1곳뿐이었다. 대부분은 “백신 재고가 없다”고 답했다. 정부가 보유한 백신 재고는 18만 회분. 전체 고위험군 약 1029만명 중 절반가량이 아직 접종하지 않은 상태다. 백신 부족 사태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여름철 접종 건수가 2만 건 수준이었기에, 재고로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고 밝혔다.

치료제 수급도 불안하다.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는 고위험군에게 신속히 투약해야 효과가 큰 약물이지만, 최근 수급 구조가 바뀌며 약국 유통에 혼선이 일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정부 직접 공급에서 건강보험 급여 방식으로 전환되며, 약국이 도매상을 통해 확보해야 하는 구조가 되었다. 정부 비축 물량은 이미 소진된 상태다. 환자가 약국마다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불편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본인 부담금은 4만7090원이다.

한편, 글로벌 제약사 모더나는 신규 mRNA 백신 ‘엠넥스스파이크(mRNA-1283)’가 미국 FDA로부터 승인 받았다고 발표했다. 해당 백신은 기존 대비 예방 효과가 더 높고, 65세 이상 고령자에게서 특히 유효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예산 삭감과 보건복지부 장관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의 ‘백신 회의론’ 여파로 접종 환경은 악화되고 있다. CDC 권고 대상에서 건강한 아동과 임산부가 제외됐고, 일부 주정부는 접종 클리닉 운영을 중단했다. 현재 백신 1회 접종 비용은 최대 150달러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mRNA 백신 개발을 아직 완료하지 못한 우리나라의 기술 역량과 정책 의지를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코로나19 대응체계를 갖추는 것은 정부의 몫이지만, 면역력은 결국 국민 스스로의 선택에 달려 있다.

박명윤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서울대 보건학박사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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