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석의 시선] 동북아 안보주도권 ‘오션’ 내건 일본 속내는?

일본이 동북아 안보 주도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형국이다. 인도·태평양국가 간 안보협력을 위한 새로운 구상으로 ‘오션(OCEAN)’을 제안한 것이다.
나카타니 겐(中谷元) 방위상은 지난 5월 3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연설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을 가치와 이해를 공유하는 국가들이 공동 대응하는 하나의 협력 체계로 묶자”는 구상을 내놓았다. 이른바 단일 협력체 오션(OCEAN:One Cooperative Effort Among Nations)이다.
나카타니 방위상은 “국제 질서가 빠르게 훼손되고 있다”며 중국의 남중국해 실효 지배 강화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언급하고, 군사력 증강과 도발적 행동이 신뢰 형성을 어렵게 만든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미국, 호주, 필리핀 등과의 3자 안보 협력을 비롯해 아세안(ASEAN) 국가들과의 방위 협력도 적극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오션 구상을 통해 “공동의 가치를 지닌 국가들이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규범에 기초한 국제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이며, 일본은 그 중심에 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역내 국가들의 역량을 높이기 위한 지원과 방위 장비 이전 등을 통해 안보 연대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외형적으로 보면 그럴듯한 구상이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 참에 동북아 안보 이니셔티브를 확실하게 쥐겠다는 복선이 깔려 있음을 알 수 있다.
더구나 이날 나카타니 방위상은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과 뜨거운 악수로 두 사람의 긴밀한 관계를 과시했다.
마침 헤그세스 장관이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은 긴장 또는 갈등의 시기에 중국의 악의적 영향력(malign influence)을 심화시키고 결정 공간을 복잡하게 만든다”고 말한 직후다. 이는 한국 등 우방국이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에 의지하는 이른바 ‘안미경중(安美經中)’ 하는 것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경고성 메시지다.
이번 회의에 우리나라에선 조창래 국방부 정책실장이 참석했으나 헤그세스 장관과 나카타니 방위상은 만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