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칼럼

서울아산병원, 국내 최초 간이식 9000례 달성…간경변증·간암 조기 진단 중요성 부각

아산병원 의료진의 간이식 시술 장면

서울아산병원이 지난 4월 30일 간경변증과 간암 환자 2명에게 생체 간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하며, 단일 의료기관으로는 세계 최초로 간이식 9,000례를 달성했다. 이날 수술은 기증자 2명과 수혜자 2명이 각각 별도 수술방에서 동시에 진행되었으며, 11시간이 넘는 고난도 수술이었다.

간이식을 받은 환자 중 한 명은 40대 여성으로 간경변증과 간암을 동시에 앓고 있었고, 다른 한 명은 알코올성 간경화로 생명이 위태로웠던 70대 남성이었다. 이들은 각각 조카의 간 일부를 이식받으며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1992년 뇌사자 간이식 첫 성공 이후 32년 만에 이번 9천례를 기록했으며, 생체 간이식 7,502건, 뇌사자 간이식 1,498건을 시행해왔다. 1994년 국내 첫 생체 간이식의 주인공인 이지원 씨도 작년 건강히 30주년을 맞았다.

생존율 세계 최고 수준…간이식 기술 국제적 위상 확보

서울아산병원의 간이식 생존율은 1년 98%, 3년 90%, 10년 89%로, 간이식 선진국인 미국 피츠버그대학 및 캘리포니아대학 병원의 1년 생존율 평균(92%)보다 뛰어난 수치를 기록 중이다.

생체 간이식은 뇌사자 간이식보다 더 복잡하고 합병증 위험도 크지만, 환자 생존율과 이식 성공률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침묵의 장기’ 간, 이상 징후 늦게 발견…정기검진 중요

간은 인체 최대 장기로, 해독, 영양소 대사 및 저장, 면역 조절 등 필수적인 기능을 수행하지만 증상이 늦게 나타나 ‘침묵의 장기’로 불린다.

간경변증은 만성 염증으로 인해 간세포가 섬유조직으로 대체되며 간기능이 점차 저하되는 질환이다. 원인으로는 만성 B형·C형 간염, 과도한 음주, 독성 물질 노출 등이 있다. 간경변증이 진행되면 복수, 황달, 정맥류, 간성혼수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간암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높다.

간암은 간에서 발생하는 원발성 악성 종양으로, 간세포암이 90%, 담관세포암이 10%를 차지한다. 국내 남성 암 사망 원인 3위이며, 특히 40~50대 남성의 암 사망 원인 1위다.

조기 진단과 예방이 관건…정기 감시검사 권장

간경변증과 간암 모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위험인자 관리와 정기검진이다. 특히 B형 간염이 간암 원인의 73%를 차지하는 만큼 백신 접종, 절주, 정기 감시검사 등이 예방의 핵심이다.

간암의 치료는 외과적 절제술이 가장 효과적이며, 절제가 불가능할 경우에는 경동맥 화학색전술(TACE), 경피적 에탄올 주입술(PEIT), 고주파 열치료(RFA) 등이 사용된다. 수술이 불가능한 진행성 간암에는 항암화학요법이나 간이식을 통한 완치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박명윤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서울대 보건학박사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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