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설날, 떡국·차례·세배…전통은 지키고 건강은 더 꼼꼼히

음력(陰曆) 설의 유래는 삼국유사(三國遺事) 등 고문헌에 정월 초하루를 기념했다는 기록이 보이며, 이후 고려와 조선까지 이어졌다. 을미개혁(乙未改革)으로 양력이 도입되면서 1896년부터 공식적인 새해 첫날의 기능은 양력(陽曆) 1월 1일로 옮겨갔다. 광복 이후에도 40여 년간 음력설은 공휴일로서 대접받지 못했다. 1980년대 중반 이후 음력설이 공휴일로 자리 잡기 시작했고, 1989년부터 ‘설날’을 3일 연휴로 지정하였다.-본문에서

올해는 2월 17일(화)이 음력(陰曆) 정월(正月) 초하룻날인 ‘설’이다. ‘설’은 한 해의 시작을 알리며 지난 시간을 정리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출발하자는 뜻을 담은 날이다. 설 연휴는 해마다 달력에 따라 길이가 달라지며, 대체로 3~5일 안팎으로 이어진다. 설날 날씨는 대체로 봄처럼 포근할 것으로 예보됐다.

설날은 추석(秋夕)과 더불어 우리나라 대표적인 전통 명절이다. 설날에는 조상에게 차례(茶禮)를 지내고, 친척과 이웃 어른들에게 세배(歲拜)를 하는 것이 고유의 풍습이다. 세배는 웃어른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건강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세배를 받은 웃어른들은 아랫사람에게 답례로 세뱃돈이나 덕담(德談)을 해 준다.

지난 2024년 설을 앞두고 성균관(成均館)의례정립위원회 최영갑 위원장이 실제로 차릴 차례상(茶禮床)을 제시한 바 있다. 즉, 떡국 한 그릇에 나물·고기구이·김치 한 접시씩, 과일은 사과·배·감에 샤인머스캣을 차례상에 올렸다. 술과 과일을 제외하면 직접 만든 음식은 네 가지뿐이고, 심지어 김치가 올라간다. 차례를 제사(祭祀)처럼 무겁게 만들지 말고, 가족이 편하게 모일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

설날에는 새 옷인 ‘설빔’으로 갈아입는다. 설빔은 섣달그믐 이전에 색깔이 있는 화려한 옷으로 마련하여 대체로 정월 대보름까지 입는다. 설날에 차리는 음식을 세찬(歲饌), 술은 세주(歲酒)라고 한다. 설날에는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들어 먹고, 세배하러 온 손님에게도 대접하는데 이때 반드시 ‘떡국’을 차린다. 떡국에는 새해 첫날이 밝아오므로 밝음의 뜻으로 흰떡을 사용한다. 설날에는 떡국 외에도 쇠고기 산적, 떡갈비, 식혜, 수정과 등을 먹는다.

명절 음식은 대체로 칼로리가 높다. 예를 들면, 떡국 한 그릇(800g)은 711kcal, 소갈비찜 1인분(250g)은 495kcal, 깻잎전 1인분(150g)은 361kcal 등이다. 우리 조상들은 고칼로리 음식을 넉넉함의 증표로 여겼으나, 요즘은 설이 다가오면 열량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으며 ‘탄수화물 폭탄’은 피하려고 노력한다.

질병청이 설 연휴 기간 응급실 환자 데이터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기도(氣道)가 막히는 ‘기도 폐쇄’ 발생이 평상시보다 늘어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기도를 막히게 한 주요 원인은 떡과 같은 음식물인 경우가 많았으며, 누워서 백설기를 먹다가 목에 걸린 사례 등도 소개됐다. 연령대별로는 고령층과 어린이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설 연휴에 병원에 갈 급한 일이 생기면 정부의 응급의료포털 홈페이지(e-gen.or.kr)나 앱을 통해 문을 연 병·의원과 약국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또는 전화로 129(보건복지상담센터)에 문의해도 된다.

우리는 장수(長壽)를 기원하며 긴 ‘가래떡’을 먹는다. 요즘은 떡국에 쓰는 떡국떡을 마트에서 구입해 사용한다. 상온에서 이틀 정도 굳힌 가래떡을 기계에 넣으면 동그랗고 비스듬한 떡국떡이 나온다. 그러나 가래떡을 뽑는 방앗간이 동네에 없었던 시대에는 설날을 며칠 앞두고 집집마다 가래떡을 만들었다. 주부는 아주 되게 지어져 고들고들한 멥쌀 고두밥을 두껍고 넓은 떡판 위에 쏟아 붓는다. 그러면 남자 어른이 떡메로 고두밥을 수없이 쳐서 쫀득하게 만든 후 가래떡 모양으로 빚는다. 이 가래떡 덩어리를 얇게 썰면 떡국떡이 된다.

설날이면 으레 떡국 한 그릇을 먹는다. 흰떡과 맑은 국물에는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우리나라 풍속에 떡국 그릇으로 나이를 계산하므로 설날에 떡국을 먹으면 한 살 더 먹는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인은 한 살 더 먹기 위해 설날 떡국을 기다리지 않는다. 하얀 가래떡에서 나온 ‘떡볶이’가 K-Food(한국 음식)로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으므로 떡국도 진화시킬 때라고 본다.

새해를 맞아 금연(禁煙), 절주(節酒) 또는 금주(禁酒) 등 새로운 목표를 세우는 사람들이 많다. 설 연휴를 맞아 해외여행을 떠나는 가족들이 많다. 그러나 국내에도 방문할 만한 곳이 많다. 서울에 있는 경복궁, 덕수궁 등 궁궐과 주요 문화시설은 설 연휴 기간 무료 개방이나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설을 앞두고 새해의 길흉화복(吉凶禍福)을 따져보려는 마음이 생긴다. 이때 문득 ‘사주(四柱)나 한번 볼까’ 하는 생각이 스친다. 요즘은 사주 점집을 찾는 대신 챗지피티(ChatGPT)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미래를 점쳐보는 사람도 늘고 있다. 사주는 사람이 태어난 연·월·일·시를 기준으로 기질과 인생의 흐름을 해석하는 체계다. 현재 널리 쓰이는 사주 체계는 자평명리학으로 불리며, 서자평(徐子平)이 정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음력(陰曆) 설의 유래는 삼국유사(三國遺事) 등 고문헌에 정월 초하루를 기념했다는 기록이 보이며, 이후 고려와 조선까지 이어졌다. 을미개혁(乙未改革)으로 양력이 도입되면서 1896년부터 공식적인 새해 첫날의 기능은 양력(陽曆) 1월 1일로 옮겨갔다. 광복 이후에도 40여 년간 음력설은 공휴일로서 대접받지 못했다. 1980년대 중반 이후 음력설이 공휴일로 자리 잡기 시작했고, 1989년부터 ‘설날’을 3일 연휴로 지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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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윤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서울대 보건학박사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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