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인스타용 스포츠’, ‘인스타용 데이트’라는 말과 사사 ‘엘론’

사사기 12장
“그 뒤를 이어 스불론 사람 엘론이 이스라엘의 사사가 되어 십 년 동안 이스라엘을 다스렸더라 스불론 사람 엘론이 죽으매 스불론 땅 아얄론에 장사되었더라”(삿 12:11-12)
사사기를 읽다 보면 의아한 부분이 있습니다. 어떤 사사는 여자 문제까지 세세하게 기록되어 있는 반면, 어떤 사사는 단지 이름과 통치 기간만 남아 있을 뿐입니다. 전자를 대사사, 후자를 소사사라 부릅니다. 업적의 위대함 때문에 대사사, 소사사로 나뉘는 것이 아니라, 기록된 분량을 기준으로 그렇게 구분합니다. 소사사에 대한 기록이 없다는 것이 그의 사역이 별 볼 일 없었다는 것을 뜻할까요? 도리어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뜻에 가장 합당한 인생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기록에는 두 가지 오해가 따릅니다. 하나는 기록된 것만을 절대적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기록도 모든 사실을 다 담을 수는 없습니다. 또 다른 오해는 기록에서 생략된 부분을 해석하고 재구성하면서 발생하는 것들입니다. 이 과정에서 추론과 추측이 어느새 사실이 되어 있곤 합니다. 우리는 기록을 통한 정보 전달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이 시대를 살아갈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날은 개인적으로도 방대한 양의 기록을 남길 수 있는 시대입니다. 나의 일상과 생각, 신념 등의 상당한 부분을 SNS상에 기록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 기록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관심을 보입니다. 그러다 보니 SNS에 기록될 만한 순간을 연출하기 위해 살아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스타용 스포츠’, ‘인스타용 데이트’라는 말이 괜히 있겠습니까?
사사 엘론, 그는 이 땅에 단 두 문장의 기록으로만 남았습니다. 하나님도 그를 두 문장으로만 기억하셨다는 뜻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여호와여 주께서 나를 살펴보셨으므로 나를 아시나이다 주께서 내가 앉고 일어섬을 아시고 멀리서도 나의 생각을 밝히 아시오며 나의 모든 길과 내가 눕는 것을 살펴보셨으므로 나의 모든 행위를 익히 아시오니 여호와여 내 혀의 말을 알지 못하시는 것이 하나도 없으시니이다”(시 139:1-4)
하나님의 기억은 영원한 기록입니다. 우리가 이 땅에서 그럴듯한 사진 한 장 못 건지는 인생을 살아도 괜찮은 이유입니다. 어차피 100년만 지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질 우리 인생입니다. 나를 알아주던 사람들도 다 사라질 것입니다. 기껏해야 종이 위에 잉크 몇 방울, 데이터 저장장치 속의 0과 1의 조합으로 남는 것이 우리 인생일 텐데, 하나님의 영원한 기억 속에 남는 인생을 사는 편이 훨씬 값지고 보람되지 않을까요? 하나님이 허락하신 사명을 그저 충실히 감당하며 살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잠깐묵상 오디오듣기)
https://youtu.be/ViKu7gpfX60?si=pN7fBGh0_NHCMZV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