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여류:시가 있는 풍경] 눈이 내렸으면

눈이 내렸으면.

하염없이 하얀 눈 내려
하늘과 땅 경계 잃었으면.

만상이 눈 속에 묻혔으면.
그 속에 나도 그리 묻혔으면.

내 그리움
내 애달픔 더 깊게 묻혔으면.

긴 동면의 계절을 지나
봄볕 따사로워 쌓인 눈 다 녹고
온 산천 연둣빛으로 눈부실 때
그때쯤에나 나 깨어났으면.

나 깨어났을 때에도
내 그리움과 애달픔 더 깊게 묻혀 있었으면

이병철

여류(如流) 이병철. 시인, 스마트폰 사진가

필자의 다른 기사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Back to top butt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