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사회

‘오송 참사’, 이유있는 항변?

<사진 연합뉴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오송 참사’ 관련글들이 화제다. 담당 공무원들의 징계가 예상되자 항변이 쏟아진 거다. “피해자도 안타깝지만 계속 집에 못 가고 대비하는 공무원들도 불쌍하다”는 글로 와글와글 한다.

재난업무 담당 공무원들의 무책임을 탓하는 원성이 높다. “오송읍 전체에 시설관리자는 단 1명이다. 이보다 강도가 높은 2~3개 업무까지 동시에 한다. 누가 그 자리에 있어도 못 막는다”(A공무원)

지하차도뿐 아니라 여기 저기 침수 보고가 날라 왔을 테다. “기습 폭우로 물이 불어, 몇 분 만에 침수되는 정신없는 상황에서 예측이 힘들었을 것”이란다. 담당 공무원들은 이심전심으로 공감하는 모양이다.

“전문가들이 ‘미리 해야 했다’고 하는데 그런 말 누가 못하나?”라고 현장의 고충을 토로한다. 그러면서 “그 자리는 예방이 아니라 사고 났을 때 책임지고 처벌받기 위한 자리”라 푸념한다.

담당자는 결국 파면되고 감옥에 가겠지만 유사한 사고는 계속 일어날 것이라는 예고까지 나돈다. 아랫사람에게 미루지 말고, 책임 수장들이 내 목을 치라고 할 순 없나? “그렇게 아랫사람 대신 책임을 지는 의연함은 없냐?”는 말이다. 기후위기로 기습폭우 같은 재난은 더욱 빈발해질 게 틀림없다. 근본적인 대책이 긴요하다는 지적들이다.

A의 게시물에 공무원들은 공감을 표한다. “어차피 우리 말단 공무원만 파리 목숨” “운이 좋아 집행유예 받아도 파면일 듯” “이 정도 폭우라면 열심히 해도 힘들다” 이 냉소와 무기력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책임을 무겁게 물으면, 재난부서 발령 난 직원들은 죄다 전출·휴직·병가 내고 기피할 것”(B공무원)

인사 시기인 6개월마다 직원들 땜빵하는 상황이 벌어질 거란다. 그러면 긴급 재난대처 능력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재난 대응 전문인력의 태부족과 같은 구조적 문제를 직시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계속 사후약방문일 뿐이다.

기피 부서에 자원해 열심히 하면 승진 등에 가점을 주는 인센티브 시스템도 추진해 볼만하다. ‘윗사람들 총알받이’라는 게시 글이 피부에 와닿는다.

▼ 아시아엔 후원계좌 ▼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아시아엔과 아시아 저널리즘의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됩니다.
우리은행 1005-601-878699 (주식회사 아자미디어앤컬처)

최영훈

동아일보 전 편집국장, 논설위원

필자의 다른 기사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본 광고는 Google 애드센스 자동 게재 광고이며, 본 사이트와는 무관합니다.
Back to top butt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