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이면 몸을 앓는다 잔설 깔린 산처럼 모로 누워 은미한 떨림을 듣는다 먼 데서 바람이 바뀌어 불고 눈발이 눈물로 녹아내리고 언 겨울 품에서 무언가 나오고 산 것과 죽은 것이 창호지처럼 얇구나 떨어져 자리를 지키는 씨앗처럼 아픈 몸 웅크려 햇빛 쪼이며 오늘은 가만히 숨만 쉬어도 좋았다 언 발로 걸어오는 봄 기척 은미한 발자국 소리 들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