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만에 들어 보는 작가와 작품이다. 박물관을 방문해 보고 싶었다. 계속 미루다가 추석인 21일 잠시 짬을 내어 일부러 찾아왔다. 유명한 트레챠코프 박물관 근처로 찾아오기 어렵지는 않았다.

공교롭게도 박물관이 닫혀있다. 휴일이 아니라 무슨 사정으로 닫혀있는 것 같았다. 박물관은 작은 정원이 있는 목재로 된 아담한 저택이다. 박물관 부지 안에 경비원이 있다. 혹시나 해서 대문을 밀어보니 문이 잠겨있진 않았다.
박물관 외관 사진이라도 찍어 보고 싶은 마음에 경비원에게 가능한 지 양해를 구했다. 다행히 허락해 주었다. 경비원 말로는 얼마 전부터 큰 규모의 수리를 시작했다고 한다.

언제쯤이나 박물관 관람이 다시 가능할 것 같으냐고 묻자 약 2년 예정이라고 한다. 예전에 나 같으면 작은 박물관 하나 수리하는데 왜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냐고 물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심상하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러시아는 무엇을 시작하기도 쉽지 않지만 기간도 오래 걸리곤 한다.
순간 나는 한달 전쯤 사라토프의 체르니세프스키 박물관이 생각났다. 그곳도 내가 방문했을 때, 그 때에도 약 2년 예정으로 대규모 수리가 시작된다고 했었다.
언뜻 우연 치고는 조금 특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