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는 슬픈 일이 있으면 해우소로 가서 실컷 울라 했어 깊어서 그랬을까? 흠뻑 울어도 많이 흘려도 표시조차 나지 않을 만큼 크고 깊다
그런데 해우소나 정랑이나 다른 동네사람들이 만든 이름이란 걸 아는가
우리네는 그저 뒤에 있는 집이라고 뒷 일 보는 집이라고 뒷간이라고 했던 것을 보기에 따라 깐뒤라고도 보네
거긴 냄새가 거의 없다 어디나 트여 있어서 다 볼 수 있으나 다 보이지는 않는다
그런 것 같구먼 아무리 다녀보아도 선암사 특징이라는데 보이지 않는 것이 있다던데 보아도 보아도 들어도 들어도 모르는 것이 있겠지
같아도 다르고 달라도 비슷하게 느끼면 그것으로 그 뿐
사천왕(四天王)이 없다네
주련(柱聯)이 없었다네
어간문(御間門)이 없다네
협시불(協侍佛)이 없다네
사천왕은 장승이 대신한다네 주련이 없는 것은 마음 보는 선찰이라 그렇다네만 요사이 누가 하나 걸었다네
어간문은 있으나 턱을 높이하여 드나들 수 없다네 그이만 드나든다네 초기불교 가르침 따라가되 발달된 명상법인 참선하는 도량이라 그렇다네
붓다의 가르침 좋아한 유마=위마라끼르띠가 스님 제자들보다 뛰어난 이론가요 수행자인데다 어마어마한 부자였는데도 두세 평쯤 되는 작은 방에 살았는데 그 방의 크기가 1 방장(方丈)이라
모름지기 수행자는 그래야 한다는 의미에서 큰 절의 최고 지도자 스님이 사는 방을 방장(方丈) 또는 방장실(方丈室)이라 했고 그 스님을 일러 방장(方丈)이라 한다네
작고 좁아도 5백 대중이 문병차 들어가도 모자람이 없는 불가사의한 방이라 부사의방(不思意房)인 것이네

시방도 방장스님이 사시는 무우전(無憂殿) 접빈실 말고 사시는 방이 딱 그만하여 참 방장실이요 부사의방이요 선암사의 참 특징이네
알아도 잊고
몰라서 못보고
보고서도 익히지 않으면
도움 되지 않는다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