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오늘의 시] ‘침목’ 조오현 “끝끝내 받쳐온 이 있어”

침목

아무리 어두운 세상을 만나 억눌려 산다 해도
쓸모없을 때는 버림을 받을지라도
나 또한 긴 역사의 궤도를 받친
한 토막 침목인 것을, 연대인 것을

영원한 고향으로 끝내 남아 있어야할
태백산 기슭에서 썩어가는 그루터기여
사는 날 지축이 흔들리는 진동이 있는 것을

보아라, 살기 위하여 다만 살기 위하여
얼마만큼 진실했던 뼈들이 부러졌는가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파묻혀 사는가를

비록 그게 군림에 의한 노역일지라도
자칫 붕괴할 것만 같은 내려앉은 이 지반을
끝끝내 받쳐온 이 있어
하늘이 있는 것을, 역사가 있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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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오현

시인, 법명 무산(霧山), 법호 만악(萬嶽), 자호 설악(雪嶽). 신흥사 조실, 만해사상실천선양회 이사장. 1966년 으로 등단. 시집 (2007), (2001), 산문집 (2013), (2007), (2003)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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