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
[오늘의 시] ‘절간 이야기’ 조오현
어제 그끄저께 일입니다. 뭐 학체 선풍도골은 아니었지만 제법 곱게 늙은 어떤 초로의 신사 한 사람이 낙산사 의상대 그 깎아지른 절벽 그 백척간두의 맨 끄트머리 바위에 걸터앉아 천연덕스럽게 진종일 동해의 파도와 물빛을 바라보고 있기에 “노인장은 어디서 왔습니까?” 하고 물었더니 “아침나절에 갈매기 두 마리가 저 수평선 너머로 가물가물 날아가는 것을 분명히 보았는데…
더 읽기 » -
문화
[오늘의 시] ‘나는 말을 잃어버렸다’ 조오현
내 나이 일흔둘에 반은 빈집뿐인 산마을을 지날 때 ? 늙은 중님, 하고 부르는 소리에 걸음을 멈추었더니 예닐곱 아이가 감자 한 알 쥐여주고 꾸벅, 절을 하고 돌아갔다 나는 할 말을 잃어버렸다 그 산마을을 벗어나서 내가 왜 이렇게 오래 사나 했더니 그 아이에게 감자 한 알 받을 일이 남아서였다 ?오늘은 그 생각…
더 읽기 » -
문화
-
문화
[오늘의 시] ‘침목’ 조오현 “끝끝내 받쳐온 이 있어”
아무리 어두운 세상을 만나 억눌려 산다 해도 쓸모없을 때는 버림을 받을지라도 나 또한 긴 역사의 궤도를 받친 한 토막 침목인 것을, 연대인 것을 영원한 고향으로 끝내 남아 있어야할 태백산 기슭에서 썩어가는 그루터기여 사는 날 지축이 흔들리는 진동이 있는 것을 보아라, 살기 위하여 다만 살기 위하여 얼마만큼 진실했던 뼈들이 부러졌는가를 얼마나…
더 읽기 » -
사회
[오늘의 시] ‘침목’ 조오현 “나 또한 긴 역사의 궤도를 받친 한토막 침목”
아무리 더러운 세상을 만나 억눌려 산다 해도 쓸모 없을 때는 버림을 받을지라도 나 또한 긴 역사의 궤도를 받친 한 토막 침목인 것을, 연대인 것을 영원한 고향으로 끝내 남아 있어야 할 태백산 기슭에서 썩어가는 그루터기여 사는 날 지축이 흔들리는 진동이 있는 것을 보아라, 살기 위하여 다만 살기 위하여 얼마만큼 진실했던 뼈들이…
더 읽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