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벡 투어 42]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직접 방문 아랄해 생태 복원 국제적 관심 촉구

그런 영향 때문이었을까?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의 UN총회 연설 직후 이곳 무이낙에서는 ‘아랄해와 무이낙의 부흥’이라는 주제로 모처럼 반가운 행사가 열렸다. 10월의 청량한 하늘 아래에서 펼쳐진 이 행사에서는 아랄해에서 서식했던 99가지의 생선을 주제로 한 요리축제와 국제음악축제, 유목민 캠프체험, 지프 사파리체험, 산악자전거 체험 등 다양한 행사가 추진됐다.
특히 이 행사가 카라칼파크스탄 자치공화국 정부와 이 지역 주민들이 똘똘 뭉쳐 마련한 관광축제였다는 점에서 많은 참석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동안 환경재앙으로만 낙인찍혔던 이 지역을 우즈베키스탄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재생시키려는 구체적인 자체노력이었기 때문이다.
‘누가 마지막으로 저 배에서 내렸을까 / 여수 무슬목 후미진 벼랑 아래 / 온몸이 부서져 가는 쪽배가 / 패잔병처럼 누워 있다 // 한때는 이 바다가 / 믿을 만한 무풍지대라고 / 사해의 소금 바다처럼 건너뛰기도 했겠지만 / 부지불식 어디쯤에선 헤밍웨이의 / 상어 같은 복병도 맞닥뜨려야 했으리라 // 아니 / 누가 이 목선을 버리고 도주했을까 / 그는 왜 이 노인과 바다의 제비갈매기처럼 / 끝내 패배자가 되었을까 / (하략)’
무이낙을 떠나면서 나직한 목소리로 한국에서 들고 온 시 한 수를 남겼다. ‘배들의 무덤’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아랄해 기념탑 앞에서였다. 김효비야의 ‘폐선’이라는 시다.
‘누가 마지막으로 저 배에서 내렸을까.’ 왔던 길을 되돌아 누쿠스로 향하던 길, 시인이 물었던 잔잔한 애달픔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어쩌면 쟈혼기르씨가 한국에서 만났다는 고려인 3세 그 사람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멀리 카스피해 쪽으로 뜨거웠던 여름 하늘의 석양빛이 가라앉기 시작했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