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오늘의 시] ‘겨울노래’ 오세영 “빈 하늘 빈 가지엔 홍시 하나 떨 뿐인데”

달랑 홍시 하나, 우주는 하나

산자락 덮고 잔들

산이겠느냐

산 그늘 지고 산들

산이겠느냐

산이 산인들 또 어쩌겠느냐

 

아침마다 우짖던 산까치도

간 데 없고

저녁마다 문살 긁던 다람쥐도

온 데 없다

길 끝나 산에 들어섰기로

그들은 또 어디 갔단 말이냐

 

어제는 온종일 진눈깨비 뿌리더니

오늘은 하루 종일 내리는 폭설(暴雪)

빈 하늘 빈 가지엔

홍시 하나 떨 뿐인데

어제는 온종일 난(蘭)을 치고

오늘은 하루 종일 물소리를 들었다

 

산이 산인들 또

어쩌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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