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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레오 니로샤 다르샨, 스리랑카 익스프레스뉴스 에디터] 인도태평양 해상 교역로의 안보가 역사적 전환점에 놓여 있다. 중국 해군력이 부상하는데 비해 미국의 해군 인프라가 뒤쳐지면서 지역 정세가 새로운 균형점을 모색하고 있다.이러한 맥락에서 세계 3위 조선 강국 일본이 2035년까지 나무라조선소를 통해 자국 내 대형 신규 건조 도크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글로벌 해양 안보 및 상업 해운 분야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입장에선 해군 함정 유지보수 및 조선 역량의 부족한 부분을 긴밀한 동맹국이 채워준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일본 조선업의 현재 역량과 인력만으로 이 구상을 실현할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또한 인도양 한복판에 위치한 스리랑카 항만과 일본의 국제 해상 전략이 교차하는 지점도 다층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일본 사가현 이마리만에 위치한 나무라조선소 이마리사업소에 건설될 예정인 건조 도크는 주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건조에 투입될 예정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일본 정부와 산업계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포괄적 경제 부흥의 핵심 축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경제 성장을 좌우하는 17개 핵심 산업 중 하나로 조선업을 지정했다. 이에 따라 일본은 연간 조선 건조 능력을 현재의 두 배인 1,800만 총톤(GT)으로 확대하는 목표를 세웠으며, 1조 엔(약 8조 7,000억원) 규모의 민관 투자 펀드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2차대전 이후 조선업은 일본 산업화와 경제 성장의 한 축을 담당했었다. 그러나 지난 수십 년간 중국, 한국과의 경쟁에서 밀려나며 시장 점유율을 잃었다. 현재 글로벌 LNG선 시장은 한국이 약 70%, 중국이 약 3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일본은 2019년 마지막 LNG선을 인도한 뒤 건조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일본의 이번 프로젝트는 잃어버린 해양 강국의 위상을 되찾기 위한 초강수다.
일본의 동맹국인 미국은 중국의 급속한 해군력 증강과 글로벌 상선 시장 장악에 맞서려 하고 있으나, 미국의 군함 조선소는 부실한 유지보수와 잦은 일정 지연, 인력 부족 등 총체적 난국에 빠져있다. 상업 조선소의 건조 비용도 국제 시장가의 4배에 달해 내수 시장을 벗어나면 판매처를 찾기 어렵다.
이 같은 배경 속에서 미국과 일본은 미 군함의 수리 작업을 일본 내 군사기지와 상업 조선소로 확대하는 방안을 심도 깊게 논의했다. 미 군함이 태평양을 건너 괌이나 미국 본토에서 정비하는 대신 일본 조선소를 활용할 경우 약 17일의 이동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이는 미 해군의 작전 수행력을 높이는 동시에 일본 기업들에도 상당한 부가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
지나칠 수 없는 걸림돌이 하나 있다. 일본 조선소의 수용력이다. 나무라조선소의 기존 이마리 시설은 상업 선박 생산에 전력을 쏟고 있다. 일본 측도 해당 시설의 생산 역량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다. 2035년 가동 예정인 신규 도크 역시 상업용 LNG선으로 예약이 꽉 차 있어 미 해군에 역량을 배분할 여유가 없다.
게다가 상업 선박용으로 건설된 조선소를 군함 유지보수 시설로 활용하는 것도 간단치 않다. 군함 유지보수에는 전문 훈련을 받은 인력, 미국의 보안 프로토콜에 대한 이해, 보안 인가가 필수적이다. 일본의 조선 분야 인력도 약 1만 2,000명의 추가 인력을 투입해야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군사 협정과 정치적 의지만으로는 방위 협력을 실현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일본은 미국과의 군사 협력 이외에도 해상 공급망 안보라는 또 다른 과제를 안고 있다. 인도양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스리랑카 항만의 지정학적 가치가 주목받는 이유다. 일본이 중동에서 수입하는 원유와 천연가스가 인도양을 거쳐 도달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일본의 스리랑카 항만 협력은 말라카 해협과 인도양 해상 교역로 안보에도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한 교두보가 스리랑카의 콜롬보 항, 트링코말리 천연항, 함반토타 항이다. 이들 항구는 동아시아와 서방을 잇는 해상항로를 따라 배치돼 있다.
그 중에서도 콜롬보 항은 남아시아 최대 환적(화물 중계) 허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일본과 인도 기업이 참여한 콜롬보 항 서쪽 컨테이너터미널 개발은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평가받는다. 일본이 계획 중인 LNG 운반선이 인도양을 통과할 경우, 콜롬보 항은 연료 보급 및 기술 지원 거점으로 기능할 수 있다.
일본의 신규 도크 확장은 개별 기업의 인프라 개발을 넘어서 글로벌 해양 안보의 새로운 균형을 의미한다. 경제 구조 재편과 해양 산업의 위상 회복을 겨냥한 야심 찬 행보지만, 현재의 역량만으로는 이를 뒷받침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스리랑카의 콜롬보 항과 트링코말리 항은 일본이 자국 선단을 안전하게 운용하고 글로벌 공급망을 유지하기 위한 핵심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스리랑카 항만에서의 일본의 존재는 역내 균형 확보에도 주요하게 기여할 공산이 크다.
아시아엔 영어판: Sri Lanka’s Strategic Role in the Indo-Pacific Amid Japan’s New Dry Dock Expansion – THE As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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