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정세 브리핑] 중국의 해양 압박과 육상 우회…안보·물류 동시 긴장

오늘 동북아 정세는 세 축으로 모인다. 태풍 이후 중국 인민해방군의 대만 주변 활동이 다시 급증했고, 남중국해에서는 중국과 필리핀의 현장 충돌과 외교 공방이 동시에 거세지고 있다. 여기에 호르무즈 해협 위기가 세계 해운과 물가를 흔들면서 중국은 중·유럽 육상 철도를 대체 물류망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군사·외교·경제가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서로 맞물려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편집자>
대만 주변 중국 군용기 18대…15대 중간선 넘어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13일 오전 6시까지 대만 주변에서 중국 인민해방군 군용기 18대와 해군 함정 11척, 공무선 3척이 포착됐다. 군용기 18대 가운데 15대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북부·중부·남서·동부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했다. 전날 군용기 5대에서 하루 만에 18대로 늘어난 것으로, 태풍이 지나간 뒤 중국군의 대만 압박이 다시 평상시 수준으로 복귀한 모습이다. 특히 대만 주변 전 구역으로 활동 범위를 넓힌 점이 눈에 띈다. 대만군은 초계기와 함정, 해안 미사일 체계를 동원해 대응했다고 밝혔다. 남중국해에서 중국군과 해경 활동이 동시에 강화되는 상황과 맞물려 중국의 해상 압박이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 병행되는 흐름이다.
출처: 중앙사·대만 국방부, 8월 13일
중국 해경, 황옌다오서 필리핀 선박 통제
중국 해경은 14일 황옌다오, 즉 스카버러 암초 주변 해역에서 활동하던 여러 필리핀 선박에 대해 “법에 따른 통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필리핀의 행동을 도발로 규정하고 주권과 해양 권익을 지키기 위한 정당한 법 집행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스카버러 암초와 세컨드 토머스 암초 주변에서 양국 선박의 물대포 사용과 위험 기동을 둘러싼 충돌이 반복되는 가운데 중국이 해경을 앞세워 실효적 통제를 강화하는 양상이다. 남부전구 훈련과 해군의 원해 활동까지 겹치면서 해경과 해군을 결합한 다층적 압박도 이어지고 있다.
출처: 환구시보·중국군망, 8월 14일
스카버러 충돌 재발…미중까지 얽힌 해양 갈등
필리핀과 중국의 스카버러 암초 충돌이 중국 측 경고 직후 다시 발생했다. 필리핀은 중국 측의 물대포 사용과 위험한 기동을 비판했고, 중국 해경은 자국 조치가 합법적이었다고 반박했다. 필리핀은 미국과의 상호방위조약까지 거론하며 국제사회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남중국해의 충돌이 단순한 중·필 양자 문제를 넘어 미중 전략 경쟁과 연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위기로 세계 해상 물류의 취약성이 드러난 상황에서 남중국해까지 긴장이 높아질 경우 아시아 물류와 공급망에 또 다른 불확실성이 더해질 수 있다.
출처: SCMP·Reuters, 8월 13일
남중국해 중재판정 10주년…중국 “결연히 배격”
중국 외교부는 미국과 필리핀, 유럽 국가와 EU가 남중국해 중재판정 10주년을 계기로 발표한 공동성명에 강하게 반발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해당 성명이 사실을 왜곡하고 중국을 비방했다고 주장했다. 2016년 상설중재재판소는 중국의 이른바 ‘9단선’ 주장에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지만 중국은 판정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최근 해상에서 물대포 충돌과 선박 대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법적·외교적 공방도 다시 격화되는 모습이다. 중국은 미국과 유럽 등 역외 세력이 남중국해 문제를 국제화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출처: 중국 외교부·환구시보, 8월 12~13일
호르무즈 봉쇄, 세계 해운·물가 흔든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세계 해운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머스크는 선박 우회와 운임 상승에 힘입어 올해 실적 전망을 다시 상향했으며 2분기 잠정 조정 EBITDA는 30억 달러로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해운업계는 항만과 육상운송 병목까지 겹칠 경우 배송 지연과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도 예외가 아니다. 중동과 유럽으로 향하는 중국산 제품의 물류비가 높아지면 수출기업의 부담이 커지고 공급망 재조정 압력도 확대될 수 있다.
출처: CNBC·Reuters, 8월 13일
미국 생산자물가 보합…호르무즈가 인플레 새 변수
미국의 7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0%로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물가 안정 신호가 나타났지만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사태가 다시 에너지와 물류비를 자극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중동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미국의 금리정책뿐 아니라 중국·일본·한국 등 아시아 주요 수출국의 제조 원가와 운송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중 통상관계 못지않게 중동발 에너지·물류 변수가 하반기 아시아 경제의 핵심 위험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출처: CNBC·LSEG, 8월 13일
중국, 중·유럽 화물철도 활용 확대
중국은 유럽 폭염으로 수요가 급증한 에어컨 등을 중·유럽 화물열차로 수송하며 육상 물류망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 해상 운송보다 이동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호르무즈 위기와 해상 운임 상승이 장기화될수록 철도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질 전망이다. 중국으로서는 일대일로 육상 회랑이 단순한 인프라 사업을 넘어 해상 수송망의 지정학적 위험을 분산시키는 수단이 되는 셈이다. 해상과 육상을 함께 활용하는 복합 물류망 구축이 중국의 공급망 전략에서 더욱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
출처: 財新, 8월 13일
중국 과학계 “추격 시대 끝났다”…원천혁신 과제
중국 과학계 내부에서는 논문 수와 특허 건수 등 정량 지표 중심의 평가 방식과 위계적인 연구 문화가 원천기술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은 AI·로봇·반도체 등에서 빠른 산업화를 이루고 있지만 선진 기술을 따라가는 단계에서 세계 최초의 혁신을 만들어내는 단계로 넘어가려면 연구·평가 체계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시진핑 지도부가 과학기술 자립과 ‘반내권’을 강조하는 가운데 중국 기술 굴기의 다음 시험대는 양적 확대가 아니라 질적 혁신이 될 전망이다.
출처: 財新·SCMP, 8월 13일
오늘의 관전 포인트
대만해협에서는 태풍 이후 중국군의 활동이 얼마나 빠르게 확대되는지, 남중국해에서는 스카버러 암초를 둘러싼 중국 해경과 필리핀 선박의 추가 충돌 여부가 핵심이다. 국제적으로는 8월 16일을 앞둔 이란 핵협상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통 가능성이 가장 큰 변수다. 해협 봉쇄가 길어지면 해운 운임과 에너지 가격 상승이 중국과 동북아 경제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 중국이 이를 중·유럽 철도 등 육상 물류망 확대로 얼마나 보완할지도 주목할 대목이다.
종합
태풍이 지나자 대만해협의 군사적 압박은 빠르게 되살아났고, 남중국해에서는 중국과 필리핀의 충돌이 해상 현장과 외교 무대에서 동시에 격화되고 있다. 중국은 해경·해군을 앞세워 주변 해역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면서 서방의 국제법 공세에는 강경 대응하고 있다.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 위기가 세계 공급망을 흔들자 중·유럽 철도 등 육상 회랑의 전략적 가치를 높이고 있다. 결국 오늘의 흐름은 ‘대만해협의 군사 압박, 남중국해의 해양 갈등, 중동발 물류 충격’이라는 세 개의 위기가 서로 맞물리면서 동북아 안보와 경제를 동시에 압박하는 국면으로 요약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