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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용맹하게 싸워야 한다”…월드컵 4강이 남긴 승부의 교훈

월드컵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과 선수 입장 장면.
[아시아엔=팬다이머 김현원] 북중미 월드컵이 4강전을 앞두고 어느덧 결승전만 남겨두고 있다. 준결승에 진출한 프랑스, 스페인, 아르헨티나, 영국은 피파 랭킹 1~4위로 자타가 공인하는 축구 강팀들이다. 농구나 야구의 경우는 챔피언 팀을 7전 4승제로 결정한다. 하지만 축구는 단 한 번의 승부로 결정한다. 축구만큼 의외성이 많은 경기에서 단판 승부 토너먼트의 준결승 진출팀이 세계 랭킹 1~4위라면, 이번 월드컵은 의외성 없이 실력대로 준결승에 진출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별 예선에서 고전하더라도 결국 최고의 강팀들이 마지막에 남았다.

프랑스는 지난 카타르 월드컵에서의 4강 진출에 이어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4강을 노리는 모로코를 2:0으로 제압하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8골을 기록한 음바페와 5골의 덤벨레를 비롯한 막강한 공격진, 그리고 올리세를 비롯한 미드필드도 매우 탄탄하다. 자타가 공인하는 우승 후보다.

스페인은 벨기에를 2:1로 이기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벨기에는 황금세대로 알려진 루카쿠와 케빈 더브라위너 등을 주축으로 한때 피파 세계 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으나, 러시아 월드컵에서 3위를 했을 뿐이고 유럽 주요 대회에서도 우승컵을 차지하지 못한 무관의 제왕이었다. 황금세대가 쇠퇴해 가는 상황에서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8강을 넘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짐작되었다. 벨기에는 잘 싸웠지만 스페인에게 2:1로 패했다. 스페인은 음바페와 같은 세계적인 스트라이커는 없지만 매우 강한 수비력을 갖춘 팀이고, 공수의 밸런스가 잘 맞춰진 팀이라고 할 수 있다.

잉글랜드는 해리 케인과 주드 벨링엄이 각각 6골을 기록하고 있다. 잉글랜드는 공수의 밸런스가 잘 맞춰져 있는 강팀으로 1966년 런던 월드컵 이후 다시 우승을 노리고 있다. 북중미 월드컵에서 8골을 기록한 세계적인 골잡이 엘링 홀란의 노르웨이와 맞붙었다. 홀란은 침묵을 지켰고 잉글랜드는 2:0으로 승리해서 준결승에 진출했다.

지난 카타르 월드컵 우승팀인 아르헨티나는 이번 대회에서 대진운이 매우 좋아 8강에 오른 스위스를 3:1로 이기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월드컵 사상 최고의 득점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번 대회에서도 이미 8골을 기록한 리오넬 메시의 팀 아르헨티나는 이번 대회에서도 역시 강력한 우승 후보다.

아르헨티나 주장 메시가 득점 후 환호하고 있다.

4강전을 마치고

프랑스와 스페인이 맞붙은 준결승은 스페인의 수비가 막강한 프랑스의 공격을 억눌렀다. 스페인의 막강한 수비진은 음바페로 가는 라인을 완벽히 차단해 음바페를 단지 3번의 슈팅으로 막았다. 그리고 그중 유효 슈팅은 하나도 없었다. 스페인은 공을 빼앗기면 전력을 다해 탈환해 프랑스에게 이렇다 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스페인은 축구에서 전술이 이렇게 중요하다는 것을 증명하면서 결국 프랑스를 힘도 못 쓰게 만들었고, 2:0으로 승리했다.

영국과 아르헨티나 간의 또 다른 준결승도 두 팀이 수비 위주로 경기했다. 전반전은 거의 공방을 벌였으나 영국이 조금 우세한 듯 보였다. 후반이 시작하자마자 영국이 먼저 한 골을 넣었다. 그때 영국의 감독인 독일 출신 토마스 투헬은 수비적으로 전술을 바꾸었다. -아무리 유럽이 열려 있다고 해도 굳이 비유하자면 일본인을 한국의 감독으로 선임한 셈이다. 한국인이라면 불가능한 선택일 것이다.-

수비적으로 전술을 바꾼 이후 해리 케인을 비롯한 전원이 깊숙이 내려와 수비 라인을 형성했다. 반대로 아르헨티나는 라인을 올려 영국의 골문을 끊임없이 두드렸다. 몇 번의 골이나 다름없는 아슬아슬한 순간이 지나갔다. 후반 40분, 드디어 메시의 패스를 받은 페르난데스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에 의해 영국의 빗장이 열렸다. 영국의 경기력은 회복되지 않았고 아르헨티나는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결국 후반 추가 시간에 메시의 크로스를 아르헨티나가 헤더로 마무리했다. 그 후 영국은 몰아쳤지만 이제는 늦었다. 이 경기는 한 골을 지키는 작전이 얼마나 위험한지 다시 한 번 보여주었다. 남아공과의 경기에서도 이기고자 하는 의지를 전혀 보여주지 않음으로써 모든 것을 잃은 한국 팀도 마찬가지이다.

1974년 테헤란 아시안게임 축구에서 조별 리그를 순항하던 한국에 이상한 명령이 전해졌다. 당시 1966년 영국 월드컵에서 북한은 8강에 진출해 포르투갈에 3:0으로 앞서며 4강 진출을 눈앞에 두었으나, 세계적인 선수 에우제비오의 대활약으로 4강 진출이 좌절되었다. 북한은 국제대회에 전혀 나오지 않다가 테헤란 아시안게임에 참가했다. 결승 리그에서 북한과 맞대결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누군가에 의해 한국 팀에게 쿠웨이트에 지라는 명령이 내려왔다. 결국 한국은 쿠웨이트에 져서 북한을 피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기고자 하는 의지를 한 번 버린 한국 팀은 추풍낙엽이 되었다. 전 대회 우승팀이던 한국은 탈락했고, 곧이어 일본에서 열린 한일전에서도 한국은 4:0으로 졌다. 대부분 투혼을 발휘해 이기던 한일전에서 당한 참패였다. 이기고자 하는 의지를 버린 자의 말로가 그런 것이다. 필자가 항상 용맹하게 싸우는 사자와 같은 용기를 강조하는 이유이다.-

스페인 선수들이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마치면서

거의 한 달에 걸친 월드컵의 향방이 이제 2팀으로 좁혀졌다. 어느 팀이 우승할 것인가? 경기평을 하는 것은 쉽지만 경기 결과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 축구공은 둥글고 너무 많은 변수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날의 경기 운도 큰 변수이다. 8골 4도움을 기록하고 있는 메시와 같이 만능의 스트라이커를 보유한 아르헨티나가 유리할 것인가? 아니면 수비력이 뛰어나고 공수의 밸런스가 잘 갖추어진 스페인이 유리할까?

러시아 월드컵부터 본의 아니게 축구 칼럼을 쓰기 시작했다. 세 번의 월드컵뿐 아니라 도쿄올림픽 육상에 대해서도 칼럼을 썼고, 가끔 있는 스포츠 이벤트도 칼럼으로 다루었다. 나는 전혀 스포츠와는 관계없는 사람이었고, 평소에는 신문을 통해 읽은 것 말고 스포츠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다. 하지만 주위 사람들을 통해 스포츠 이벤트를 내가 특별히 잘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스포츠 전문가로 소문이 나 월드컵 칼럼까지 쓰게 되었다. 하지만 이제는 어제 본 영화의 내용도 잘 기억나지 않는 나이가 되었다. 더 이상 월드컵 칼럼을 쓰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동안 많은 분들이 월드컵 칼럼을 사랑해 주신 것을 특별히 감사드린다.

팬다임은 편견 없는 과학을 의미한다. 팬다이머는 영어로 표기한 필자의 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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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원

연세대 의대 전 교수, 팬다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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