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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레오 니로샤 다르샨, 스리랑카 익스프레스뉴스 에디터] 세계 무역과 해상 물류망의 심장부인 인도양이 강대국 간 지정학적 경쟁의 핵심 안보 거점으로 부상했다. 중동의 불안정한 정세로 인해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전략을 재편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미국의 고위 당국자 두 명이 잇따라 스리랑카를 방문한 것이다.미국은 최근 들어 중동 리스크 대응, 홍해에서의 해상 운송 위협 완화, 중국의 아시아태평양 영향력 견제를 핵심으로 하는 대외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케빈 슈나이더 미국 태평양공군사령관과 S. 폴 카푸어 미국 국무부 남아시아·중앙아시아 담당 차관보가 최근 스리랑카를 공식 방문해 양자 간 안보 협력 및 해상 정보 공유 등에 대해 논의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가장 가시적인 결과물은 스리랑카 공군에 헬기 10대를 인도한 것이다.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 인근의 라트말라나 공군기지에서 열린 고위급 행사에는 아누라 쿠마라 디사나야케 스리랑카 대통령, 슈나이더 사령관, 카푸어 차관보 등 양국의 핵심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번에 인도된 헬기들은 미국의 잉여 군수물자 이전(EDA·Excess Defense Articles)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미 해군이 항공 훈련에 동원했던 기체들이다. 스리랑카 당국자는 “미국산 헬기 인도는 공군의 현대화를 앞당길 것”이라면서, 스리랑카의 항공·해양 감시 능력이 대폭 강화됐다고 강조했다. 슈나이더 태평양공군사령관도 “이번 이전은 양국의 협력 심화를 상징한다”며 역내 안보 강화에 대한 공동의 의지를 표명했다.
공군 부문의 협력과 함께 미국은 스리랑카 해군의 해상 감시·방위 역량 강화도 지원했다. 이와 관련해 카푸어 차관보는 스리랑카 해군 연안 초계함(OPV)에 탑재될 위성통신 장비를 지원할 것이라 밝혔다. 약 400만 달러(약 61억원) 규모의 통신 장비는 스리랑카 해군의 음성 및 데이터 전송력을 대폭 끌어올릴 전망이다. 전문가들도 “새로운 체계를 통해 스리랑카의 해양 긴급 상황 대응, 불법 선박 차단, 글로벌 해상 항로 안보 역량을 크게 높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카푸어 차관보는 이에 대해 “스리랑카 해상 안전이 확보될 때, 글로벌 무역 항로가 열리고 교역이 활성화된다”며 “인도양은 특정 국가가 영향력을 발휘하는 지역이 아닌, 역내 전체의 번영을 위한 통로로 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스리랑카 해역에 부여하는 전략적 가치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미국의 전폭 지원, 중국 일대일로 견제 내포
미국의 이 같은 대규모 지원 이면에는 스리랑카의 함반토타 항과 콜롬보 항만도시를 중심으로 하는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대한 지정학적 견제가 내포돼 있다. 태평양 전역에서 4만 6,000여명의 공군을 지휘하는 슈나이더 사령관의 방문은 단순 군사 교류 그 이상이다. 실제로 미국과 스리랑카는 사이버 안보, 합동 군사 훈련, 방공 등 다분야를 주제로 한 고위급 회담을 가졌다.
중동 전쟁과 남중국해 긴장이 심화되면서 국제 질서가 재편되는 가운데, 미국은 인도태평양의 핵심 거점으로 스리랑카를 선택했다. 미국은 스리랑카에 위성통신 기술과 군용 헬기를 제공하며 인도양 섬나라의 지정학적 가치를 대폭 끌어올렸다.
강대국들이 각축하는 이 무대에서 스리랑카는 가장 근원적인 질문과 마주하고 있다. 국가의 주권과 지정학적 중립을 지키면서 역내 평화와 번영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