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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미세먼지는 줄었는데, 오존은 왜 더 위험해졌나

<AI 생성 이미지>
[아시아엔=박명윤 보건학박사·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대기오염은 더 이상 환경 문제에 머물지 않는다. 우리의 건강과 수명, 나아가 뇌 기능까지 위협하는 공중보건의 핵심 과제가 되었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과 의료기관 공동 연구진은 장기간 초미세먼지(PM2.5)에 노출될 경우 단어의 의미나 상식, 역사적 사실 등을 기억하는 능력, 즉 ‘의미 기억(semantic memory)’이 현저히 저하된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53세부터 94세까지 미국 흑인 성인 740명을 대상으로 거주지 기준 초미세먼지 노출 정도와 인지 기능을 분석한 결과, 초미세먼지 노출 기간이 길수록 기억력 저하가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반면 희망적인 연구 결과도 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헬스>(Nature Health)에 발표된 홍콩침례대·우한대·상하이 통지대 공동 연구에 따르면, 중국 150개 도시의 전기차 보급 확대는 초미세먼지 농도를 낮추고 조기 사망자를 크게 줄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연구진은 2023년 한 해 동안에만 약 26만2000명의 조기 사망을 예방한 것으로 추산했다.

우리나라 역시 초미세먼지 관리에서는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15년 공식 측정을 시작한 이후 전국 평균 농도는 10년 사이 약 40% 감소했다. 연세대 연구진이 1986년 서울 신촌에서 측정한 자료와 비교하면 40년 만에 7분의 1 수준까지 개선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여기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역설이 존재한다. 초미세먼지는 줄어들고 있지만, 오존(O₃)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환경 당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평균 오존 농도는 2001년 이후 꾸준히 상승해 2024년에는 약 1.6배 수준으로 악화됐다. 오존주의보 발령 횟수도 2011~2015년 연평균 109회에서 2021~2025년에는 428회로 약 4배 증가했다.

질병관리청의 「기후보건영향평가 보고서」는 오존 노출로 인한 초과 사망자가 2010년 1248명에서 2019년 2890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초과 사망자는 “해당 오염물질이 없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사망”을 의미한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오존이 초미세먼지 못지않은 건강 피해를 유발한다는 사실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초미세먼지로 인한 연간 초과 사망자는 1만431명, 오존으로 인한 초과 사망자는 1만419명으로 거의 동일한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국민적 경각심은 초미세먼지에 비해 현저히 낮다.

오존은 산소 원자 3개가 결합한 기체다. 성층권에서는 유해한 자외선을 차단하는 보호막 역할을 하지만, 우리가 생활하는 대류권에서는 강력한 산화력을 가진 유해 오염물질이다.

자동차 배기가스와 산업시설에서 배출된 오염물질이 강한 햇빛과 반응하면서 생성되는 대표적인 2차 오염물질로, 눈과 코, 기관지 점막을 자극하고 폐 기능을 떨어뜨린다. 심한 경우 천식 발작이나 심혈관·뇌혈관 질환 위험을 높인다.

한양대병원 연구진은 오존 농도가 10ppb 증가할 때마다 뇌동맥류 파열 위험이 32% 증가한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오존 농도가 상승하는 오후 시간대에 뇌졸중 발생 위험도 함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오존이 미세먼지와 달리 마스크로 차단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오존 농도가 높은 날에는 실외 활동 자체를 줄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이다.

우리나라는 매년 4월 15일부터 10월 15일까지 오존 예보제를 운영하고 있다. 오존 농도가 ‘나쁨’ 또는 ‘매우 나쁨’ 수준으로 예보될 경우 어린이, 노인, 임신부, 심혈관·호흡기 질환자는 장시간 야외 활동을 피해야 한다.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과 강한 일사량은 앞으로 오존 생성 조건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초미세먼지 저감 정책이 일정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지금, 이제는 오존 문제에도 같은 수준의 관심과 대응이 필요하다.

보이지 않는 위험이 반드시 작은 위험은 아니다. 초미세먼지가 ‘보이는 적’이라면, 오존은 우리가 충분히 경계하지 못했던 ‘숨은 적’이다. 대기질 개선의 다음 과제는 초미세먼지와 오존을 함께 관리하는 통합적 접근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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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윤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서울대 보건학박사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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