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칼럼

[윤재석의 시선] “투표는 총알보다 강하다” 링컨의 경고…함석헌 “포기하면 제일 나쁜 놈이 다 해먹는다”

6.3지방선거 시도별 사전투표율

투표 안 하고 정치 타박하는 건 직무유기

5월 29~30일 이틀 동안 진행된 제9회 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가 지방선거 기준 사상 최고치인 23.51%를 기록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전체 유권자 약 4,465만 명 가운데 1,049만8,000여 명이 사전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지방선거 최고 기록이었던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사전투표율보다 2.9%포인트 높은 수치다. 이제 관심은 3일 실시될 본투표에서 얼마나 많은 유권자가 권리 행사에 참여할 것인가에 쏠리고 있다.

대한민국 헌정사상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선거는 두 가지가 꼽힌다.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1948년 제1대 총선거가 95.5%로 사상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대통령 선거의 경우에는 유권자가 직접 대통령을 선출한 직선제 선거 가운데 1987년 제13대 대선이 89.2%로 가장 높았다.

민주주의에서 선거가 중요하다는 사실은 상식에 속한다. 그럼에도 유권자는 종종 자신의 권리와 책임에 소홀하기 쉽다. 먼저 저명 인사들의 명언을 통해 투표의 가치와 권리에 대해 살펴보자.

“투표는 피를 흘리지 않는 혁명이다”(린든 B. 존슨)라는 말이 있다. 투표가 민주주의를 지키는 가장 중요한 도구라는 의미다. 그런가 하면 더욱 강렬한 문구도 있다. “The ballot is stronger than the bullet”(에이브러햄 링컨)이라는 명언이다. 투표가 총알보다 강하다는 이 말은 투표를 게을리할 경우 민주주의가 무력에 의해 유린될 수도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다스릴 권리를 가진다. 그리고 그 권리는 투표를 통해 행사된다”(프랭클린 D. 루스벨트)는 말은 투표라는 권리에 반드시 책임이 뒤따른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자기 통치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참여하는 사람은 주인이요, 참여하지 않는 사람은 손님이다”(도산 안창호)라는 말도 같은 맥락이다. “민주주의는 투표에서 시작된다”(존 F. 케네디)는 말 역시 민주주의의 근간이 선거임을 강조한 명언이다.

선거에 대한 무관심을 경고한 말도 적지 않다. 플라톤은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다”라고 설파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용한 바로 그 말이다. 미국의 작가 루이스 디어본 라무르는 “투표하지 않는 자는 불평할 권리도 없다”고 일갈했다. 브라질의 해방신학자 레오나르도 보프는 “기권은 중립이 아니라 현상 유지에 투표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권자의 책임과 지혜에 대해서도 많은 이들이 통찰을 남겼다. “민주주의에서 유권자는 자신이 마땅히 가져야 할 수준의 정부를 가진다”는 토머스 제퍼슨의 말은 지금까지도 회자된다. 또한 윈스턴 처칠은 “투표는 단순히 사람을 고르는 일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세상에서 살고 싶은지를 선택하는 일”이라고 못 박았다.

마지막으로 퀘이커 교도였던 고(故) 함석헌 옹의 독설로 글을 맺는다. “선거란 덜 나쁜 놈을 골라 뽑는 과정이다. 그놈이 그놈이라고 포기한다면 결국 제일 나쁜 놈이 다 해 먹는다.”

6.3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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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석

'조국 근대화의 주역들' 저자, 傳奇叟(이야기꾼), '국민일보' 논설위원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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