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엔 벌거숭이로 놀아도 좋았지 맨발이어도 좋고 배가 고파도 좋았지 보리피리 꺾어 불며 종일 혼자라도 좋았지 보리밭 푸른 바다 한가운데를 헤엄치며 놀았지 누이가 걸어준 감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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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겨울노래’ 오세영 “빈 하늘 빈 가지엔 홍시 하나 떨 뿐인데”
산자락 덮고 잔들 산이겠느냐 산 그늘 지고 산들 산이겠느냐 산이 산인들 또 어쩌겠느냐 아침마다 우짖던 산까치도 간 데 없고 저녁마다 문살 긁던 다람쥐도 온
[오늘의 시] ‘곡강대주’ 두보 “진정 세상과 맞지 않아서라네”
곡강대주 부용원밖 곡강가에 앉아 돌아갈 줄 모르고 앉아있노라니 수정궁전(水精宮殿)은 점차 흐릿해지네. 복사꽃은 드물게 버들개지 따라 떨어지고 꾀꼬리는 때때로 하얀 새들과 함께 날아다닌다. 제멋대로 마시는 것은
[오늘의 시] ‘바닷가에서’ 타고르 “아이들의 위대한 모임이 있습니다”
끝없는 세계의 바닷가에 아이들이 모입니다. 한없는 하늘이 머리 위에 멈춰 있고 쉼 없는 물결은 사납습니다. 끝없는 세계의 바닷가에 아이들이 소리치며 춤추며 모입니다. 그들은 모래로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