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봉석의 뉴스돋보기] 철도파업, 공익 위한 보도는?
[한국일보]”사회적 논의기구 만들면 철도파업 철회” (1면)
정부가 27일 밤 전격적으로 수서발 KTX 운영법인의 철도운송사업 면허를 발급한 가운데 철도노조 측이 노ㆍ사ㆍ민ㆍ정이 참여해 면허 발급의 적법성과 정당성을 논의할 수 있는 사회적 논의기구가 구성된다면 파업을 철회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김명환 철도노조위원장은 29일 서울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국토교통부의 면허 발급이 과연 옳은 것인지를 포함한 사회적 논의기구가 만들어지면 파업을 접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면허 발급 다음날인 28일 우리가 교섭을 요구했다는 것은 대화로 파업 사태를 해결하자는 뜻”이라며 “철도 분할에 동의하지 않지만 이 기구는 철도 발전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논의기구에는 코레일 노사, 국토부, 전문가들이 참여해야 한다고 김 위원장은 덧붙였다.
(하략)
*언론이 해야 할 역할 중 첫째가 ‘사실 보도’라면 사회적 의제나 방향제시는 사실과 정보를 상대적으로 가장 많이 접하는 위치에서 해야 할 또다른 역할일 것입니다.
30일 한국일보 1면은 이날 낮 사건전개를 제시하고 예언해 준 매우 인상적인 기사였습니다.?무엇보다 이 기사가 지니는 덕목은 구경꾼이나 경마중계 보도가 아닌 ‘개입하지 않으면서 사회의 공익’을 위해 노력한 기자와 언론의 노력이 드러난다는 접 입니다.
한국일보는 이날 1면에서 6면 그리고 사설까지 관련기사를 보도하며 ‘언론 장악력이 떨어지는 약자에게 좀 더 귀를 기울이지만 기본적으로 공정하게’ 보도하려는 노력을 곳곳에서 보였습니다.
특히 4면은 철도노조와 국토교통부 관계자의 말을 사진까지 같은 비중으로 실어 독자가 스스로 판단할 정보와 근거를 공평하게 제공했습니다.
[동아일보] 툭하면 불법파업-시위… 국민이 우선이다 (1면)
28일 오후 6시경 서울 종로구 세종로 인근에서 학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가려던 회사원 양희민 씨(32)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총파업 결의대회에 참가했던 시위대와 일반 시민들이 인도와 차도 구분 없이 뒤엉켜 있었기 때문이다.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양 씨는 시위대를 피해 무교동 방향으로 돌아가려다 이번에는 경찰 ‘폴리스라인’에 가로막혔다. 간신히 도착한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은 아예 출입구가 봉쇄돼 들어갈 수도 없었다.
세종로와 태평로에서는 차도까지 점거한 시위대 때문에 버스는 아예 다니지도 않았다.?집이 목동인 양 씨는 인파를 뚫고 서대문역까지 30분을 걸어가 지하철을 타야 했다.
‘국민을 위해’ 철도 민영화를 막겠다며 거리로 나온 철도노조 등 민노총 조합원들의 안중에 정작 국민은 없었다. 이들은 국민들에게 참기 힘든 불편과 짜증만 안겨줬다.(하략)
*동아일보는 30일자 1면부터 5면까지 지면을 ‘파업은 나쁘다’라는 시각으로 접근한 기사를 특파원까지 동원해 올렸습니다.
그런데 특파원은 기명 기사가 아닌 ‘특파원 종합’으로 처리해 책임을 분산(?)시켰습니다. 왜 이렇게 했는지 ‘선수’들은 알 듯합니다.?동아일보 입장은 ‘불법파업으로 국민이 불편하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파업을 한 노조원은 외국인이거나 국민이 아닌지 궁금합니다.
동아일보가 애지중지하는 ‘국민’들이 길거리에서 절규를 하는데 왜 파업이 일어났는지 독자가 이해하도록 소상히 알려준 적이 있었나요?
이날 동아일보는 <불법시위도 불법파업처럼 법과 원칙으로 대응해야>라는 사설에서 ‘1987년 민주화 이후 잘못 길들여진 버릇’이라는 표현까지 했습니다.
그렇다면 대통령 선거제도까지 농락한 정부와 공권력의 불법과 탈법에 시민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지 매우 궁금합니다.
이날 한국일보 1면과 비교해 더 고약하게 상상력을 발휘해 보면 철도노조 쪽에는 수습기자 하나도 안 보내고 ‘소설’을 쓴 것이란 의혹도 듭니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이것이 우리가 아는 독재와 맞서 싸운 동아일보의 1면다운 기사였냐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