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는 지금…”삼성 현지 직원, 월급 30만원”

<현지 언론?분석>?혁명 이후의 그림자, ‘이집트 물가상승’

2011년 1월 25일 혁명, 그리고 2013년 무르시 축출로 이어지는 일련의 정치적 혼란과 관광업 수축으로 인해 가뜩이나 취약한 이집트 경제는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그리고 경제 위기는 바로 일반 사람들의 생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습니다. 바로 물가 상승이지요.

2013년 8월 물가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큰 폭으로 뛰었습니다. 이집트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육류 가격은 12.8%, 식품 8.8%, 수입 담배 14.9%, 국산 담배 8%, 식용류 9.7%, 수입 유제품 33%, 어류 13% 등 품목별로 6~21% 정도 가격이 상승했지요. 그 외에도 차 20.6%, 과일 18.4%, 생수, 탄산수, 주스 등이 23%, 야채 15.7%, 구두 4.8%, 의류 2.3%, 물, 전기, 가스비 등 공공요금이 6.3%, 가구/가정용품이 17.6%, 의료비 11.4%, 교통비 3.7%, 호텔/식당 비용이 35% 등 거의 생활 모든 분야에서 물가가 크게 뛰었습니다.(알 아흐람, 9/11, 사파 가말 엣 딘 외)

이집트의 인플레이션 비율은 공식 통계로 11%, 비공식 통계로는 20%에 달합니다. 이러한 인플레이션 상승에는 정부의 막대한 사회보장비용도 한 요인인데 한 예로 2008년 정부 예산 중 사회보장비용은 30%에 달했습니다. 이로 인해 전기세 지원을 10% 줄여야 했고 전기세 상승은 산업체의 생산 비용 증가로 이어져 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이집트의 경제 전문가 라샤드 압두는 분석했습니다. (알 아흐람, 10/10, 무함마드 앗 다수끼)

물가 상승은 배급에도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배급 카드는 한 가정 구성원 수에 따라 한 달에 정해진 양의 식용유, 설탕, 쌀 등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 카드입니다. 문제는 지난 7~8월 많은 사람들이 규정된 양을 살 수 없었다는 것이죠. 4인 가정의 가장인 야세르 무함마드는 원래 식용유 6병, 설탕 8봉지, 쌀 8봉지를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었습니다만 7월에는 식용유 6병과 쌀 4봉지를 살 수 없었고 8월에도 비슷한 상황에 처했습니다.

이유인즉슨 정부에서 배급 카드를 취급하는 가게에 물품이 충분하게 공급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죠.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다고 하더라도 기름, 쌀 등의 가격이 오름에 따라 배급 카드를 통해서도 이전보다 지출이 더 많아지게 되었고 게다가 공급되는 물품 자체도 부족하니 배급에 크게 의존하던 서민들은 어려운 시기를 겪어야 했습니다. 심지어 아예 식용유 배급을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발표도 나와버려 사람들이 크게 분노했죠. 결국 8월 들어 새로운 조달부 장관인 무함마드 아부 샤디가 식용유 배급량을 1인당 900그램에서 다시 1.5kg로 돌려놓기는 했습니다. (알 아흐람 8/12, 압바스 알 말리기)

파운드 가치 하락 정치적 혼란 등 요인 다양해

이런 물가 상승에는 다양한 요인이 있습니다. 일단 이집트 파운드의 가치가 하락함에 따라 수입 공산품의 가격이 뛰어올랐죠. 1년 전에 1달러는 약 6파운드 정도 했던 것이 2013년 8월에 들어서는 1달러에 7파운드까지 떨어졌습니다. 무바라크 이전부터 따지면 더욱 크게 떨어졌죠. 국내 제조업이 취약한 이집트의 경우 수입 공산품, 수입 식품의 가격이 국산품에 비해 원래 더 높은데 이집트 파운드 대비 달러 가치가 뛰면서 수입품의 가격 상승에까지 이어진 겁니다. 여기에 더해 중앙 은행이 달러가격 안정을 위해 200억 달러 가량의 외환보유고를 시장에 품으로써 인플레이션까지 더해졌죠.

여기에 정치적 혼란 문제가 더해집니다. 소·도매상들 그리고 이집트 무역부 경제예측분석국 국장인 압둘 나비 압둘 무딸립은 알 아흐람 9월 24일 기사에서 8월 이후 카이로 등 이집트 북부 주에 적용된 비상사태와 통행금지, 열차 운행 중단 등으로 운송비가 크게 뛴 것이 가격 상승에 영향을 끼쳤다고 언급했습니다. 8월 말 카이로의 경우 통금 시간은 평일이 저녁 7시부터 새벽 6시까지였는데 이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근무 시간이 줄어들게 되고 이로 인해 생산성이 감소한 것이지요. 당연히 이 시간에는 차도 다니지 못하니 운송비도 뛰고, 주요 국내 운송 수단인 철도 운행이 정지하면서 모든 물류가 차로 운송되는 것도 운송비 상승의 요인이 되었습니다.

농산품의 경우 이집트의 더운 여름 날씨로 인해 농산품 등이 운송 과정에서 상하거나(손괴율이 한 박스당 30%에 달한다고 합니다) 파손되는 경우가 많고 평년에도 여름에는 가격이 주로 뛰곤 했다고 상인들은 언급합니다.(알 아흐람, 9/28, 와파 알 카쉬프) 심지어 치안이 악화됨에 따라 지방에서 카이로의 도매시장인 오부르로 운송하는 과정에서 약탈, 강도짓까지 심심치않게 일어난다고 합니다.

물가 상승의 또다른 요인으로는 이집트가 식량 공급을 위해 수입에 크게 의존하다는 점도 들 수 있습니다. 2012년 이집트의 수출액은 230억 달러였지만 그 3배에 달하는 600억 달러 가량의 제품을 수입했죠. 수입액 중 932억 5000만 파운드(135억 4000만 달러)가 식량 수입 대금이었습니다.(알 아흐람 10/10, 이브라힘 알 아잡) 이 과정에서 외화가 빠져나가고, 그러면서 이집트 파운드 가치가 하락하고, 그러면서 수입품 가격이 오르고, 달러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정부가 돈을 풀고,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이 커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겁니다.(알 아흐람, 10/10, 무함마드 앗 다수끼)

나일강의 영화는 어디로

이집트 농업 전문가들은 현 이집트의 농지 비율로는 식량 소비량의 1/3밖에 충족하지 못한다고 분석합니다. 농촌 지역의 저개발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땅을 팔고 도시로 이주하여 농업 인구가 줄었을 뿐만 아니라 나일 강 유역의 비옥한 농지들이 건축 부지로 용지전환되면서 농지 자체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연간 5만 펫단(2만1000 헥타르)에 달하는 나일 강 유역 농지들이 토양 침식, 댐 건설로 인한 수몰, 그리고 건설 용지 전환 등으로 사라지고 있지요. 2011년 혁명 이후 3만5608 펫단(약 1만5000 헥타르)의 농지가 정치 혼란으로 인한 정부 통제 약화로 인해 건설 용지로 불법적으로 전환되었지만 정부는 이중 오직 2000헥타르에 달하는 토지의 용도 변경을 취소할 수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이렇게 한번 사라진 농지는 다시 원래의 비옥한 농지로 복구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50mm 퇴적층을 쌓는데 10년 이상이 걸리기 때문이지요.(알 아흐람 10/12, 에삼 엣 딘 라디)

인구 증가, 농촌 경제 쇠퇴 등으로 인한 이런 농지 유실을 막기 위해 정부는 사막에 관개 농지를 새로 조성하거나 아니면 주거 단지를 나일 강에서 먼 사막 지역에 새로 조성하려고 하지만 애시당초 사막 한복판의 농지가 생산성 면에서 수천년의 퇴적층이 싸인 나일 범람원의 토지를 따라갈 수가 없고, 기껏 사막에 조성한 마을들도 마을만 세워놓고 물, 전기 등 생활기반시설이 부족하여 사람들이 들어가기를 기피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2006년 이래로 사막 지역에 약 300개 마을을 새로 세웠고 약 1억 7000만 달러를 투자했지만 7년이 지난 지금은 오직 10%의 마을 프로젝트만 성공했죠. 나일 강에서 먼 만큼 지하수가 충분한지에 대한 검토가 제대로 없이 일단 건물만 올리고 본 거고 당연히 사람들은 이런 곳을 외면한 채 나일 강 인근의 농지에 불법적으로 건물을 올리고 있는 겁니다.(알 아흐람 10/12, 무함마드 알 까자즈)

농지 유실에 더해 여전히 농업에 종사하는 많은 농민들도 수익성이 적은 곡물 대신 수출까지 내다볼 수 있는 과일 등을 재배하면서 곡물 자급량에 더욱 부담을 주었다고 이집트 사업가협회 부회장 알리 이사는 지적합니다.

결국 농지 유실로 인해 농업 자급률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마누피야 대학교의 농업경제학과 교수인 라갑 무가와리 제인 교수는 이집트의 밀 자급량이 50%에 불과한다고 지적했죠.(알 아흐람 10/2, 수아드 딴따위) 이집트 곡물협회의 회원인 나임 나쉬드 무아리드는 이집트 사람들의 서민음식인 풀(콩 요리)에 쓰이는 콩의 종류인 “무드미스”와 “아드스”의 경우 무드미스는 한때 전량 자급하던 것이 이젠 자급률이 20%로 떨어졌고 아드스 역시 자급률이 10%에 그치며 아드스 콩을 수입하는 비용만도 25억 달러이고 곡물 전체의 수입 대금은 70억 달러에 달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식용유의 경우는 아예 98%를 수입하는 상황이지요. (알 아흐람 10/10, 이브라힘 알 아잡)

서민들, 양고기 비싸 ‘희생제’ 때 닭으로 대체

10월에 있는 이슬람 세계의 대명절인 이드 알 아드하(희생제)는 아브라함이 아들 이스마일(물론 유태교, 기독교 전승에서는 이삭이지만 이슬람교 전승에서는 이스마일입니다)을 제물로 바치려고 했던 것을 기념하는 축제입니다. 이 시기 사람들은 양을 도축해서 먹는게 관습입니다. 근데 문제는 고깃값도 올랐다는거죠.

당장에 이드를 맞이해서 수요가 늘어나니 가격도 오르기는 한데 여기에 많은 소규모 축산 농민들이 사료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수지가 맞지 않게 됨에 따라 아예 축산업을 포기하거나 다 자라지 않은 새끼양이나 새끼소를 빨리 팔아버리곤 하죠. 이로 인한 공급량 감소에 더불어 소규모 축산 농가, 중소기업 등을 인수한 대규모 축산, 유제품 기업들이 육류를 포장할 때 양은 줄이고 포장재를 늘리는 수법으로 이익을 취하고 소수의 대기업들이 시장을 독점하면서 육류가격 상승을 부채질합니다. 라반(요구르트)의 경우는 4개 기업이 거의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는군요.(알 아흐람 9/11, 사파 가말 엣 딘 외)

또한 육류의 자급량이 30%에 그치다보니 대부분의 육류를 수입해 와야 했고 수입 가격 상승 역시 육류 가격 상승을 부채질했습니다. 이로 인해 육류 소비가 감소했는데 2010년 연간 120만 톤을 소비하던 것에서 2012년에는 80만 톤으로 감소했죠.(알 아흐람 9/11, 사파 가말 엣 딘 외) 육류 소비가 많은 이드 때에도 정육점의 매출이 전년대비 30~35% 감소했고 예약 판매도 거의 사라졌다고 합니다. 서민들은 양고기 값이 비싸니 좀 더 저렴한 닭고기 등으로 대체하곤 했구요.(알 아흐람 10/13, 무함마드 파우다 외)

참고로 양 한 마리의 소매 가격은 상태에 따라 2000~3000 파운드(30만원~46만원) 정도 한다고 합니다. 고작? 이라고 하시겠는데 그거야 우리 기준이고 많은 이집트 서민들에게는 엄청난 가격이지요. 최근에 고시된 정부 최저 임금이 1200 파운드(약 18만원)이고 이집트 삼성 지사에 현지인 직원으로 채용되어도 월급이 2000 파운드니까요.

정부, 규제와 함께 빈곤 가정에 현금 지원 검토중

물가 상승에 맞춰 정부는 여러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알 아흐람 9월 11일 기사에 따르면 먼저 정부 비축 야채, 과일, 육류, 유제품 등을 정부 산하 1만1200개 가게에 시장가보다 20% 낮은 가격으로 공급하겠다고 발표했죠. 또한 9월 2일에는 재무부의 아흐마드 갈랄 장관은 혁명 전 21.6%이던 빈곤율이 2013년 25.2% 증가한 것에 발맞추기 위해 빈곤 가정에 직접적인 현금 지원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2009/10년 기간에 사회복지예산은 178억 달러로 정부 예산의 29%였지만 2013/14년 기간에 액수는 288억 달러로 늘어났어도 비율은 23.6%로 감소했죠. 이렇게 막대한 돈의 45% 가량이 연료, 식량 지원에 쓰이는 데 문제는 이렇게 정부 지원을 통해 저가로 지원되는 연료, 식량이 암시장으로 빼돌려져 시장가로 팔린다는 겁니다. 이런 유출을 막기 위해 아예 직접 현금을 빈곤 가정에게 제공하자는 정책을 고려 중으로 보입니다.(알 아흐람 9/2, 아이만 이라끼)

또한 시장 자체에서도 규제의 칼을 빼들었습니다. 국내무역부 장관인 무함마드 아부 샤디는 정부 지원 물품의 암시장 유출 감시 및 가격표 부착, 무게 속이기 등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고 불법적으로 이득을 취하는 행동에 대한 감시와 처벌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런 조치를 위반한 상인들에게는 정부 배급 카드로 판매되는 물건에 대한 보조금 중단 및 정부 배급 물품 거래의 허가 취소 심지어는 판매를 중단시키고 검찰에 기소하는 등의 처벌을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농민 -> 도매상 -> 소매상으로 이어지는 유통 과정에서의 마진을 25%로 제한할 것을 발표했습니다. 알 아흐람의 9월 28일 보도에 따르면 농민에서 소비자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가격이 200% 가량 뛴다고 합니다. 알 아흐람 취재팀이 조사한 유통 과정에서의 가격 변동은 아래 표와 같습니다.

하지만 가장 두드러지는 정책은 바로 가격고시제였죠. 9월 28일부터 정부는 왕정 시기부터 있던 법률 95조 56항을 근거로 야채, 과일 품목에 대한 고시가격을 발표, 이를 위반하는 업자에게는 1~5년의 징역 또는 1000~5000파운드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러한 가격고시제도는 압둘 나세르 이후 약 40여년 만에 돌아오는 것이라고 합니다.(알 아흐람 9/30, 아흐마드 알 바라이)

9월 28일 가격고시제가 시행된 지 첫 날인 9월 29일 과일, 야채 가격이 30% 가량 하락했다고 알 아흐람은 보도했습니다. 토마토의 경우 1kg당 2.5~4기니 하던 것이 2기니로, 감자의 경우는 8기니에서 4기니로 가격이 떨어졌죠. (알 아흐람 9/28, 와파 알 카쉬프)

이집트의 앞날 ‘깜깜’

그러나 이런 정부의 대책은 여러 문제점에 부딪히게 됩니다. 첫째로 유통과정에서의 가격 상승이 중간 상인의 폭리에 의한 건지 아니면 자연스러운 시장 법칙에 따라 이루어지는 건지 명확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유통과정에서의 가격 상승에 대해 농민, 도매상, 소매상 모두 자신들의 책임이 없으며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지요.

농민들의 경우 가격은 생산자인 자신들이 아닌 도매상들이 정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1펫단(0.42헥타르)에 2500 파운드(약 38만원)어치의 애호박을 심어도 비료값이나 하루 70파운드(1만 7000원)에 달하는 인건비 등을 제하면 남는 건 500파운드(7만 7000원) 뿐이라고 한 농민은 주장합니다.

반면에 도매상들 역시 가격은 농민이 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운송비나 상품 손괴 비용 등을 감안하면 남는게 거의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소매상들은 한번에 많은 양을 사는 도매상과 적은 양을 사는 소매상 사이에 가격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으며 역시 운송비 등을 감안하면 절대 폭리를 취하는 것이 아니라고 입을 모으지요. 이들은 또한 야채와 과일 가격이 오른 것은 더운 날씨로 인한 것이며 여름에는 원래 가격이 오르는데 그 점을 감안하지 않고 정부가 가격을 정하면 안된다고 비판하며 가격고시제 시행 이후 가격이 떨어진 것은 그저 날씨가 풀렸기 때문이라고 알 아흐람과의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그리고 도/소매상 모두 가격고시제로 인해 좋은 품질의 야채, 과일 등이 합법적인 시장이 아니라 암시장으로 빼돌려져 팔리게 되어 결국 소비자가 좋은 품질의 식품을 사기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알 아흐람 9/28, 와파 알 카쉬프, 9/28, 사마흐 앗 가말, 9/29, 사마흐 앗 가말)

실제로도 처음의 반짝 효과 이후 가격고시제 시행 3주가 지난 10월 13일 경이 되면 시행 처음에 비해 다시 가격이 30% 상승했다고 알 아흐람은 전합니다. 즉 1kg 당 1.5 파운드까지 떨어진 토마토는 다시 3파운드에, 오이는 3파운드에서 5파운드로 그리고 감자는 5파운드에서 6파운드로 다시 올랐죠. 상인들은 여러 이유를 들어 고시가격으로 파는 것을 거부하고 있으며 이를 감시해야 할 담당 부처는 손을 놓고 있습니다. 고시가격을 위반한 상인들을 신고할 수 있는 핫라인은 전화를 받지 않거나 받아도 별 조치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알 아흐람 10/13, 사마흐 앗 가말)

경제학자들은 이미 시장경제에 도입한 지 수십년이 지났는데 이제와서 다시 나세르 시절의 사회주의식 가격고시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정부가 시장에 시가보다 저렴하게 물건을 판매해 경쟁을 유도, 자연스레 시장 가격이 떨어지게 만들어야 하며 운송, 판매 과정에서의 부정행위에 대한 감시를 더욱 철저히 하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알 아흐람 10/2, 리함 라갑)

경제학자 살라흐 가우다는 정부가 가격을 정하지 않고 국영 상점을 통해 설탕 판매를 함으로써 시장 가격도 자연스레 30% 하락한 바 있으며 시멘트의 경우 톤 당 800파운드 하던 것이 정부의 부정행위 감시가 이루어진 후 생산자들의 피해 없이 자연스럽게 490파운드까지 떨어졌던 실례를 들기도 했습니다. (알 아흐람 10/10, 무함마드 다수끼)

이처럼 가격고시제는 반짝 효과 외에는 장기적인 물가 안정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했지요. 정치, 사회 문제도 산적한데 정부는 모든 요구를 다 들어줄 돈은 없고 또 방치하자니 상황은 더욱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고 이집트의 앞길이 참으로 험난하기만 합니다.

*필자인?황의현씨는 알자지라, 알아라비야 등 중동 주요 매체의 아랍어 주간 보고서를 꼼꼼히 번역해 블로그 <대체로 무해함>에 올리고 있습니다. 한국외국어대 아랍어과 3학년으로 현재 이집트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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