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유엔조사단 ‘화학무기 조사’ 허용
유엔 조사단, 이르면 내주 칸 알-아살·홈스 등 3곳 조사하기로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이 시리아 내전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됐는지 확인하려는 유엔 조사단의 입국을 사실상 처음으로 허용했다.
유엔은 조사단이 조만간 시리아를 방문, 내전 중 화학무기가 사용된 것으로 보고된 지역 세 곳을 찾을 예정이라고 31일(현지시간) 밝혔다.
마틴 네시르키 유엔 대변인은 “조사단이 되도록 이른 시일 내에 시리아를 방문할 것이며 세 지역에서 동시에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관들은 조사단이 유럽에서 꾸려지고 있으며 파견 시점은 이르면 다음 주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결정은 지난주 시리아를 방문한 유엔 대표단과 시리아 정부 간 합의로 이뤄졌다.
앞서 유엔은 지난 3월 시리아 정부에 화학무기 사용 여부를 확인할 조사단의 입국을 허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시리아 정부가 조사 지역을 제한, 입국을 사실상 거부했다.
당시 시리아 정부는 반군이 정부군을 화학무기로 공격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인 칸 알-아살에 대해서만 조사를 허용한다는 방침이었다.
이번 조사 대상 지역은 알레포 인근에 있는 칸 알-아살을 포함해 다마스쿠스 인근 아타이바, 홈스 등 총 3곳이라고 유엔 측은 밝혔다.
시리아 정부와 러시아는 칸 알-아살에서 지난 3월 19일 사린가스가 사용됐다며 관련 증거를 유엔에 제출했다. 이들은 이곳에서 사린가스를 사용한 주체가 반군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프랑스와 영국은 화학무기 사용이 의심되는 지역으로 아타이바와 홈스를 지목했으며 이곳에서 이뤄진 공격이 정부군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네시르키 대변인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화학무기 사용이 의심되는 다른 지역들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해 추가 조사 가능성을 내비쳤다.
2년여간 계속된 시리아 내전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됐다고 보고된 지역은 약 13곳에 이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