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국민 “만델라, 95회 생일 축하해요”

만델라 상태 호전 소식에 축제 분위기

‘유엔 만델라의 날’ 각계 인사 봉사 나서기도

남아프리카공화국은 18일(현지시간) 넬슨 만델라의 95회 생일을 맞아 온 국민이 그의 생일을 축하하고 건강 회복을 기원했다.

만델라가 폐 감염증으로 41일째 수도 프리토리아의 메디클리닉심장병원에 입원한 가운데 제이콥 주마 대통령 등 정부와 재계, 시민단체 및 학교 등 전 국민이 나서 그의 생일을 축하했다.

유엔이 지정한 ‘국제 넬슨 만델라의 날’이기도 한 이날 남아공 국민은 또 하루 중 일정한 시간을 내 소외된 이웃과 지역 사회를 위한 봉사활동 등에 나섰다. 유엔은 만델라가 67년 동안 사회에 헌신한 점을 기려 국제 사회 개개인이 이날 중 67분의 시간을 할애해 더 나은 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을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제이콥 주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성명을 통해 “우리나라 건국의 아버지 만델라의 95회 생일을 축하한다”며 “마디바(만델라 존칭)가 (수도) 프리토리아의 병원에 계속 입원해 있지만 의료진은 그의 건강이 꾸준히 나아지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주마 대통령은 “정부와 국민을 대표해 마디바에게 즐거운 생일이 되기를 바라며 그의 건강 회복을 빈다. 우리는 그가 입원한 이래 모든 국민이 마디바 쾌유를 위해 기원한 데 대해 감사를 드린다”며 “타타(아버지) 마디바, 행복한 95회 생일 되세요”라고 덧붙였다.

주마 대통령은 이어 메디클리닉심장병원을 찾아 군 의장대가 연주하는 가운데 시민과 함께 ‘해피 버스데이 마디바’를 부른 뒤 만델라를 병문안했다. 군 의장대는 병원 앞에서 국가를 연주해 만델라에 경의를 표했다.

주마는 이어 프리토리아의 백인 빈민촌을 찾아 무주택 백인들의 보금자리가 될 주택들을 양도하는 행사에 참여해 주민들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이와 함께 만델라의 딸 진지(53)는 만델라가 눈에 띄게 좋아졌으며 그가 곧 퇴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뉴스통신 사파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진지는 이날 프리토리아 소재 대통령궁인 유니언빌딩에서 아버지 만델라를 대신해 내무부가 발급한 스마트카드 주민등록증을 받은 뒤 이같이 말했다.

남아공은 전자칩이 내장된 플라스틱카드 주민증 발급을 이날부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만델라가 입원한 병원에는 이른 아침부터 학생과 시민 등 많은 인파가 몰려 꽃다발과 엽서 등을 들고 찾아 그의 생일을 축하하고 쾌유를 기원했다.

만델라 전 대통령의 병세가 나아졌다는 소식에 시민은 더욱 축제 분위기를 띄우며 병원 앞에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불렀다.?

만델라의 이혼한 전 처 위니 마디키젤라-만델라 여사도 프리토리아 시장 코시엔초 라모코파와 함께 이날 낮 12시30분께 병원을 찾았다.

위니가 병원에 들어간 데 이어 대형 케이크가 병원 안으로 옮겨지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남아공을 방문 중인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과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유니언빌딩에서 열린 남아공-EU 간 정상회의에서 주마 대통령과 함께 만델라의 95회 생일을 축하하는 대형 케이크를 절단하고 ‘해피 버스데이 마디바’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주마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병원을 찾았을 때 만델라가 아주 안정된 상태였다”며 “그에게 ‘해피 버스데이’라고 말하자 미소를 지어 보였다”고 소개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8시를 전후해 전국 학교 학생들은 아침 조회시간에 “해피 버스데이 만델라”를 불렀다.

라디오와 TV에서는 만델라 생일을 축하하는 노래가 흘러나왔다.

‘토크 라디오 702’는 “해피 버스데이 만델라…아이 러브 유 타타” 노래를 방송했다.

만델라의 장손인 만들라는 만델라가 태어난 음베조에서 식수를 하는 등 지역 사회봉사에 나섰다.

남아공은 이날 각 시민이 지역 학교나 양로원 등을 찾아 페인트칠을 하거나 청소를 하는 등 봉사활동을 벌였다.

일간 프리토리아뉴스는 한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청년층의 약 90%가 이날 봉사활동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 여론조사 기관이 실시한 조사에서 1만6천46명의 89%가 ‘만델라의 날’을 맞아 봉사활동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만델라는 지난 6월 8일 폐 감염증이 재발해 메디클리닉심장병원에 입원했다.

그는 6월23일 밤 위독한 상태로 악화됐으나 같은 달 27일부터는 ‘위독하지만 안정된(critical but stable)’ 상태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실이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는 위독하다는 표현이 보이지 않았다.

만델라는 백인 정권 치하에서 민주화 투쟁을 하면서 27년 동안 옥살이를 했으나 남아공의 첫 흑인 대통령으로 재임하면서 ‘용서와 화합’의 지도력으로 나라를 이끌어 흑인과 백인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무지개 국가 기반을 닦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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