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경찰, 이스탄불서 시위대 강제 해산
탁심광장서 2주만에 최루탄·물대포 재등장
터키 반정부 시위의 상징적 장소인 이스탄불 탁심광장에 2주 만에 최루탄과 물대포가 등장했다.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탁심연대는 7일 오후 7시(현지시간) 탁심광장의 게지공원 진입을 시도했으나 경찰이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면서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시위대 3천여명은 탁심광장 건너편 이스티크랄 거리에 모여 공원 쪽으로 행진하려 했으나 경찰이 진압에 나서자 뒷길로 흩어졌다.
탁심연대는 지난 3일 이스탄불 지방법원이 게지공원 재개발 계획을 취소하라는 판결이 나온 직후 “우리의 공원으로 들어가자”며 시민들에게 이날 공원진입 시위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시위대는 지난달 15일 경찰이 고무총탄과 최루탄 등을 쏘며 강제 해산시키기 전까지 게지공원에 수백개의 텐트를 치고 점령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강제해산 이후 지금까지 게지공원 출입을 금지했으며 이스탄불 주지사는 법원의 판결로 재개발 계획이 법적 근거를 상실함에 따라 7일부터 공원을 개방하기로 했다.
그러나 탁심연대는 법원의 판결로 게지공원은 시민의 것이 됐다면서 이날 진입 시위를 기획했다.
무아메르 귤레르 내무장관은 경찰의 진압 이후 기자회견에서 “집회나 시위를 하지 않는다면 누구나 게지공원에 들어갈 수 있다”며 “하지만 불법 시위나 행진을 하려 한다면 당연히 경찰이 진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휴세인 무틀루 이스탄불 주지사도 “신고를 하지 않은 집회는 불법이므로 그들이 시위하도록 허가하는 것도 불법 행위”라며 경찰의 개입을 정당화했다.
탁심연대 활동가들이 게지공원 재개발 계획에 반대하며 벌이던 게지공원 점령 시위는 경찰의 과잉진압에 반발한 시민들이 가세해 지난 5월 31일부터 반정부 시위로 확산했으며 이스탄불에서는 지난달 22일까지 3주 이상 이어졌다. <연합뉴스/김준억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