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총리, 시위대 경고 후 첫 대화

“불법단체 제거” 강경발언 직후 시위대 대표 등과 면담

반정부 시위에 대한 강경 대응 의지를 재확인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가 시위 발생 이후 처음으로 시위대 측 대표자들과 만났다.

에르도안 총리는 13일(현지시간) 밤 수도 앙카라에서 반정부 시위대 대표자들과 만나 사태 해결을 논의하고 있다.

에르도안 총리와 시위대의 만남은 이스탄불 탁심 광장의 게지공원 재개발에 반대하는 탁심연대 등 시민단체들 주도로 지난달 28일 시작된 시위가 대규모 반정부 시위 사태로 번진 이후 2주여 만에 처음이다.

시위대 측에서는 탁심연대 관계자 2명과 배우 등 문화·예술계 인사 6명을 합쳐 모두 8명이 이날 총리와의 면담에 대표자로 참석했다.

하지만 에르도안 총리가 이들 대표들과 만나기 직전까지 반정부 시위에 대한 강경 대응 방침을 거듭 강조한 터라 양측의 이번 만남을 통해 사태 해결에 물꼬를 틀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에르도안 총리는 면담 수 시간 전 정의개발당(AKP) 의원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탁심 광장은 이스탄불 시민과 모든 국민, 모든 외국 관광객의 것으로 불법단체가 자유롭게 광장을 돌아다니도록 하지 않겠다”며 “우리는 광장을 청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불법 단체를 경찰이 정리할 수 있도록 평화시위를 하는 환경운동가 등은 게지공원에서 나가달라고 주문했다.

총리는 전날에도 소상공인협회와의 간담회에서 “24시간 안에 시위를 끝내도록 하겠다”고 말했으며 시위대에 대한 민주적 접근을 촉구한 유럽연합(EU)의 요구에도 반발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이스탄불 주지사인 후세인 아브니 무툴루도 13일 밤 탁심 광장 인근의 한 카페에서 시위대 측 관계자들과 만나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무툴루 주지사는 “필요하다면 밤을 새워서라도 시위대와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겠다”며 “이번 면담이 게지 공원에 모인 다양한 연령대의 젊은이들에게 메시지가 됐으면 한다. 우리는 경찰 개입 없이 이번 사태를 끝내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권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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