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신임 총리에 학자 출신 지명
압바스 수반 장악력 넓히려는 의도인 듯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은 2일(현지시간) 살람 파야드 총리의 후임으로 라미 함달라(54) 알 나자 대학 총장을 지명했다고 정부관영 언론매체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4월 사의를 표명한 파야드 총리는 미국에서 수학한 경제학자로서 팔레스타인 국민의 폭넓은 지지를 받았으나 압바스 수반과 자주 대립각을 세웠으며, 지나치게 독자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파야드의 뒤를 이을 함달라 내정자는 압바스가 이끄는 파타당의 일원이지만 정계나 정부 관료 경험이 없는 순수한 학자 출신이다. 더욱이 파야드에 비해 훨씬 순종적인 성격의 소유자여서 압바스 수반의 정권 장악력이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영국에서 수학한 함달라 내정자는 영어 교수이면서 서안지구에 있는 팔레스타인 알 나자 대학 총장으로 15년간 재직했다. 팔레스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그러나 함달라 총리 지명이 압바스 수반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불분명하다.
파야드 현 총리는 지난 6년간 재직하면서 팔레스타인의 관료주의와 부정부패를 없애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
미국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회담을 재개하려 한 것도 파야드 총리가 있어 가능했다.
5년 전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권력을 장악한 이후 팔레스타인은 정치적 침체기를 겪고 있다.
서안지구와 가지지구로 갈라진 균열을 치유하고 양쪽 지구에서 총선을 치르려는 시도도 번번이 좌절됐다.
이번 총리 지명에 대해 하마스는 즉각 비난하고 나섰다.
타헤르 알 누누 하마스 대변인은 “총리 지명은 법적 여건을 갖추지 못했다. 이번 내각은 팔레스타인 국민을 대표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AP/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