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대통령 조문, 통일에 크게 기여할 것

북한 김정일 위원장 사망과 관련해 조문문제를 놓고 여러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지만 정부가 조문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 듯하다. 1994년 김일성 사망 당시 야당의 이부영 의원이 조문 얘기를 꺼냈다가 엄청난 ‘파문’이 일고 급기야 공안정국이 조성되고 김영삼 정부는 우경화로 급선회했다. 그리고 17년이 지났다. 그 사이 두 명의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과 정상회담도 했다. 그동안 대북 강경일변도로 나선 이명박 정부도 이번 사건을 둘러싸고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20일 통일부장관을 통해 “북한 주민에게 위로의 뜻을 전한다”며 담화문을 통해 조의를 표시했다. 그러나 정부 차원의 조문단은 보내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청와대도 대변인을 통해 북한체제의 안정을 바란다는 입장을 공식 발표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명박 대통령이 조문을 하면 어떨까? 대통령의 조문은 역사적으로나 세계사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조문을 한다면 세계는 한민족의 저력과 용기에 다시 한번 놀랄 것이다. 그리고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낼 것이다. 두가지 방식이 있을 것이다. 하나는 대통령의 담화나 기자회견 등을 통해 조문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26일로 예정된 고 김대중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와 현대 현정은 회장이 방북하는 편에 조문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방북 전, 이들을 청와대로 불러 조문 의사를 전달한다면 ‘통큰’ 지도자의 면모를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때마침 크리스마스다. 예수의 가르침이 용서와 화해라는 사실을 독실한 기독교신자인 이 대통령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시기일수록 지도자의 결단과 지혜가 요구된다. 대통령의 조문에는 국내 정파와 미국, 일본, 중국 등 주변국과의 관계 등 고려해야 할 사항들도 물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종속변수에 지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남북관계이며, 한반도이며, 한민족의 미래다. 껍질을 뚫고 나오는 아픔 없이는 새가 될 수 없다. 남과 북은 한민족으로서 수천년 역사와 문화를 공유해왔고, 과거와 현재는 물론 미래까지 운명을 함께할 ‘운명공동체’다. 반면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은 동반자요 협조자일 뿐이다. 제3자일 뿐이다.

무슨 일에나 배짱이 중요하다. 이것 없이는 어느 일 하나 제대로 할 수가 없다. 이순신 장군, 마하트마 간디, 안창호 선생 등 역사에서 성공한 지도자는 어김없이 목숨을 걸고 나섰다. 지금 이 대통령에게 절실한 것은 용기와 역사적 안목이다. 지난 18일 김정일 위원장이 이미 눈을 감고 있던 시각, 교토 한일정상회담에서 일본수상을 향해 위안부문제 해결을 강력하게 요구하던 대통령이 이번에 남북관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역사와 세계는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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